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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안의 악취 어쩌나"…실외 노마스크에도 벗지 못하는 그들

2022-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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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부터 실외 마스크 규제가 사라지면서 걱정이 앞서는 이들도 있다. 입냄새, 구취가 심한 이들이다. 그동안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음식을 먹을 때를 제외하고는 실내는 물론 실외에서도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 탓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었지만, 이제 그런 보호막(?)이 야외에서는 사라졌고, 조만간 실내에서도 사라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로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면서 기존에는 느끼지 못했던 자신의 임냄새를 확인, 당혹감을 느낀 이들도 적지 않다.

이런 구취는 현대에 들어서 생긴 게 아니다. 그리스와 로마시대에도 구취 때문에 이혼을 했다는 기록이 있고, 성인의 50%, 20대는 70%가 구취로 고민한 적이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고 전문의들은 전했다.

구취가 무서운 것중 하나는 대인관계에서 자신감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객관적으로는 구취가 없지만, 본인은 구취가 있다고 판단해 타인의 행동을 오해해 스스로 조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진성 구취의 90%가량은 구강요인

일반적으로 타인이나 자신에게 불쾌감을 주는 입 안의 악취를 '구취'라고 한다. 구강은 다양한 음식들이 몸속으로 들어가기 전 반드시 거치는 공간이고, 입 안에 있는 혀를 통해 의사소통을 하게 된다. 이처럼 수백억개의 세균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환경인 탓에 당연히 냄새가 생길 수 밖에 없는 곳이다.

이런 탓에 구취는 모든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이 일시적이든, 지속적이든 경험하게 되는 현상이다. 하지만 이런 구취가 지속될 경우 자신감이 떨어지고, 인간관계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게 될 수도 있다.

구취를 유발하는 주요한 물질은 휘발성 황 화합물이다. 침(saliva)속에 녹아 있는 단백질이 분해되고, 이것이 그램(Gram )음성 (-) 혐기성균에 의해 대사, 역한 냄새인 휘발성 황 화합물을 발생시키는 것.


구취 90%가 구강 문제
설태·치주질환·보철물 등 주요원인
호흡·소화기적 요인은 10%도 안돼
입냄새 착각하는 '가상구취증' 증가
심하면 대인관계 기피증 시달리기도



구취는 객관적으로 측정이 가능한 '진성구취'와 '가상구취'로 구분된다. 진성구취는 또다시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생리적 구취'와 병적요인이 있는 '병리적 구취'로 나눠지고, 구취를 호소하는 사람들의 72%는 치료할 요인이 있는 진성구취, 객관적 요인이 없는데 구취가 있다고 느끼는 가상구취는 28%를 차지한다.

진성구취는 다양한 요인에 의해 생기지만, 90%가 구강요인, 즉 설태(coated tongue), 치주질환, 구강건조, 잘 맞지 않는 보철물, 구강암 등에 의해 발생한다. 다행히 구취가 날 경우 많은 분들이 걱정하는 호흡기계, 소화기계와 같은 전신 질환 등 구강외적 요인은 10% 이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구취의 정도를 평가하기 위한 관능적 방법으로는 종이컵으로 입을 가리고 맡아보기, 손목에 침을 발라 마른 뒤 맡아보기, 치실 테스트 등이 있다. 장비를 써서 측정하는 방법으로는 가스색층 분석기(gas chromatography), 황 화합물 측정(sulfide monitoring), 그 외 간접적인 방법으로 바나(BANA)테스트 등도 있다.

진성구취와 달리 가상구취는 치료할 것이 없음에도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다. 특히 다른 사람의 우연한 행동, 이야기 중 고개를 돌리거나, 얼굴을 찡그리는 등의 행동을 잘못 해석해 구취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를 자가구취증이라고 하고, 이는 객관적인 측정이 어렵다. 문제는 이런 자가구취증의 경우 대인관계를 힘들어하거나, 예민한 성격, 화난 상태, 자신감 결여, 높은 집착 점수 등 정신적 요인의 영향을 받게 된다.

칠곡경북대병원 손해옥 교수(치과)는 "이러한 분들의 경우 객관적 검사 결과를 통해 잘못된 인식을 고쳐주고, 구강위생관리 교육도 함께 실시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지속되고 정도가 심해진다면 심리 치료 또는 정신건강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구취에서 해방되고 싶다면

전문의들에 따르면, 고혈압·우울증약을 먹는 경우 사람의 경우 입 냄새가 심할 수도 있다. 침은 치아 표면에 남아있는 세균을 씻어내고, 산소를 공급해 구강 내 혐기성 박테리아의 과도한 증식을 막는 역할을 하는데 두 약은 침이 잘 나오지 않게 하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경우도 구취가 심할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의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는 동시에 부교감신경 활동은 줄어 침 분비량도 적어지게 되는 것이다.

전문의들은 우선 구취를 없애는 방법으로 '흡연와 음주, 그리고 단 음식 자제'를 주문했다. 담배를 필 경우 구취의 원인인 휘발성 황 화합물이 쌓이게 하고, 음주는 구강건조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단 음식은 구취의 원인균을 증식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 카페인은 구강건조를 유발하는 만큼 커피와 차 등 카페인이 든 음료를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생활습관을 바꿔라
흡연하면 휘발성 황 화합물 쌓이고
술과 단 음식·카페인 음료 등 섭취땐
구강 내 건조해져 구취 원인균 증식
하루 2번이상 양치·혓바닥 닦기 필수
침 분비량 늘려주는 '입체조'도 효과



이런 것을 자제하는 동시에 '잠자기 전을 포함해 하루에 2번 이상 칫솔질하고, 혓바닥 닦기'를 생활화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혀에 쌓인 설태는 구취의 주요 요인인 만큼 꼭 관리해야 하고, 잠자는 동안 세균의 활동이 더 활발해지는 만큼 잠자기 전 칫솔질은 더 꼼꼼히 해야 한다. 이때 치실,치간 칫솔, 혀 클리너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이와 함께 침이 잘 분비될 수 있도록 혀와 볼을 운동시키는 '입체조'를 자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런 구강관리에도 불구하고 구취가 사라지지 않을 경우 일차적으로 치과 진료를 받아보는 게 필요하다. 치과진료를 통해 자각하지 못한 구강질환 등을 확인해 치료하고, 치과적 원인이 없다면 다른 곳에 질환적 원인을 찾아봐야 한다.

손 교수는 "구취를 없애기 위해서는 어떤 가글제보다 좋은 습관을 유지하려는 노력은 가장 효과적"이라면서 "이런 노력에도 구취가 계속 신경 쓰일 경우 적절한 장비를 갖춘 구강내과를 방문, 객관적 검사를 통해 정확한 상태를 파악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손해옥 칠곡경북대병원 치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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