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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서의 예술공유] 예술과 자본의 만남과 NFT

2022-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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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서 (전시기획자)

아놀드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는 인간과 사회 그리고 예술의 관계에 대한 고전과 같은 책이다. 하우저는 고대의 동굴벽화에서부터 신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영웅들의 서사시 그리고 귀족 여성들의 연애 소설에 이르기까지 모든 문화 예술은 당시 사회와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고 구현한 것이라고 했으며, 예술도 천재도 모두 시대의 산물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하우저는 20세기 이후의 예술이 극도의 부정과 파괴로 뒤덮이고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예를 들면, 회화는 재현성을 부정하고, 시는 운율과 시적 언어의 아름다움을 배격하며, 음악은 멜로디와 조성을 파괴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정성을 통해 20세기 예술은 그 어느 시대보다 다양한 예술들이 실험되었으며 문화예술의 시대를 열게 된 계기가 됐다.

예술은 종교, 국가, 정치 등 다양한 이념과 권력과 만났으며 그 병폐들 또한 역사가 되어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 있다. 나폴레옹과 만난 다비드의 신고전주의는 과도한 영웅주의에 빠졌으며 퇴폐 미술로 간주하며 예술에 족쇄를 채웠던 히틀러의 나치즘은 파시즘 예술로 변절 됐으며 이념의 시녀가 되었던 사회주의 리얼리즘은 예술을 선전도구로 삼았다. 하우저는 외부로부터의 규제가 가해지면 그 예술은 기대했던 선전도구로서의 가치마저도 상실할 수밖에 없다고 하며 예술이 수단이 되는 것을 경계했다.

예술을 수단으로 삼으려는 정치와 이념에 저항하며 예술은 종속되지 않고 나름의 자율성을 획득해왔다. 20세기 예술은 이러한 자율성에 대한 미학적 투쟁의 결과일 것이다. 21세기 지금 우리는 예술이 자본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목격하고 있다. 바로 NFT이다. 이 대체불가능토큰이 예술과 투자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고 한다. 가상화폐처럼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NFT 예술품이 가상자산의 하나로 급부상하고 있다. 무한한 복제의 시대를 연 디지털 세계에 NFT는 원본성을 무기로 내세우지만 실제로 복제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저작권에 대한 논쟁은 NFT에서도 뜨거운 이슈이다. 다만 NFT 보유자가 법적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고 시각적인 이미지를 향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술품 컬렉팅과 유사한 점이 있다.

NFT와 예술에 관한 뉴스 중 대부분이 예술품 투자에 관한 것이라는 점은 우려스럽다. 새로운 예술 환경과 관련한 NFT의 가능성보다는 투기의 대상이 되고 있는 듯하다. 희소성이 사라졌을 때 NFT에 남는 것은 무엇일지를 고민할 시점으로 보인다. 특히 공적 자금이 투입되는 문화예술 사업에서는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전시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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