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8시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이뤄지는 대구시 동구선거관리위원회 개표현장인 영진전문대학교 백호체육관에서 선거 사무원들이 개표를 준비하고 있다. 이자인기자 |
6·1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난 가운데, 경북에서 막판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초접전 기초단체장 선거가 속출했다. 대구는 국민의힘이 모든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이겼을 뿐만 아니라 압도적 득표율을 기록한 반면, 경북은 국민의힘과 무소속 후보가 맞붙은 지역에서 초접전 양상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거소 투표 부정 사건'으로 논란을 빚은 군위군수 선거는 109표라는 간발의 차이로 승패가 갈리면서 지켜보는 이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2일 개표가 완료된 군위군수 선거에서 국민의힘 김진열 후보는 8천728표(50.31%)를 얻어, 8천619표(49.68%)를 얻은 무소속 김영만 후보를 불과 109표 차(0.63%)로 누르고 당선됐다. 두 후보는 개표 시작과 동시에 엎치락 뒤치락을 반복했다. 문제는 표 차가 워낙 적다보니, 최근 불거진 거소 투표 부정 사건과 맞물려 후폭풍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지난달 말 군위군의 한 마을 이장이 주민 5명을 임의로 거소 투표 신고자 목록에 올린 사실이 적발됐고, 지금까지 관내에서 허위 거소투표 신고 17건, 대리투표 11건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에 연루된 마을 이장만 6명으로 이 중 1명은 경찰에 구속되고 5명은 선관위가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파장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선관위도 최근 군위군 거소 투표 신고인 246명을 전수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는 군위군수 선거 표 차(109표)의 2배가 넘는다.
성주군수 선거도 마지막까지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피 말리는 개표였다. 성주군수 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이병환 후보(1만3천112표)와 무소속의 전화식 후보(1만2천547표)의 표 차도 565표(2.21%)에 불과하다. 표 차가 줄었다 늘었다를 반복하면서 1일 오후 9시부터 시작된 개표는 다음 날 새벽까지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안개 속 개표가 이어졌다.
영주시장선거도 국민의힘 박남서 후보(2만8천410표)와 무소속의 황병직 후보(2만6천표)간 표 차가 2천410표(4.43%) 밖에 나지 않았다.
이에따라 이들 3곳 중 1~2곳에서 재검토 등 선거 결과에 불복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지역 정치권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경북은 유독 공천 파동이 심했다. 격전지 대부분이 국민의힘 경선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곳"이라며 "선거는 당연히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지만 공천 불복에 따른 현상이라는 점에서 국민의힘에게는 매우 뼈아픈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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