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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성] 수정과

2022-06-15

필자가 어린 시절 처음 접한 수정과(水正果)는 밤색 물속에 곶감이 들어 있는 것이었다. 곶감은 씨가 발라져 있고 찬 국물은 오묘한 맛을 냈다. 약간 매운 것 같기도 하고 달콤한 맛이 나는 게 무슨 맛이라고 표현하기 어려웠다. 썩 맛있는 것은 아니지만 생각이 나면 입에 침이 고이고 그 맛이 다시 궁금해졌다.

30여 년 전 영문 원서에서 수정과를 '계피시럽에 담근 곶감(persimmon in cinnamon syrup)'으로 표기해 놓은 것을 보았다. 표기대로라면 곶감이 주재료다. 요즘에는 수정과를 계피음료(cinnamon punch)나 곶감음료(persimmon punch)로 번역하는 추세다. 수정과 만드는 방법도 계피와 생강을 달인 후 꿀이나 설탕으로 단맛을 내고 곶감을 첨가하는 것으로 소개되고 있다.

과거에는 수정과가 계피와 곶감으로 만든 음료뿐만 아니라 화채와 식혜 등을 총칭했다. 이름에 과(果)자가 들어갔으나 주인공은 열매가 아니라 음료인 셈이다.

그러나 화채에 과일이, 식혜에 밥알이 없으면 뭔가 부족한 것으로 생각되듯 수정과에 곶감이 안 들어가면 제대로 된 수정과가 아닌 것처럼 여겨진다. 특히 음식점에서 후식으로 나오는 수정과는 뭔가 빠진 듯 제맛이 안 난다.

상주시농업기술센터가 곶감 농가와 손잡고 개발한 '상주곶감 수정과'가 <주>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편의점에 출시됐다. 17년 경력의 신경순씨가 생산한 상주곶감을 원료로 문완기 식혜명인이 만든 것이다. 필자가 어린 시절에 마셨던 그 맛이 난다.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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