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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바다를 향하여 .5]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떠오르는 '스마트 양식'...'K-연어'로 세계시장 진출…경북도, 완전양식 기술개발 도전

2022-06-20
포항스마트양식클러스터
지난해 국책사업으로 확정된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감도. 경북도는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기존 재래식 양식에서 탈피해 ICT·IT·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접목한 스마트양식 기술 개발 및 보급에 나선다. 〈경북도 제공〉
#1. 2014년 일본의 미쓰비시 상사는 세계 3위 연어양식 업체인 노르웨이 세르마크(Cermaq)를 14억달러에 인수했다. 이듬해 세계적 유통업체인 네덜란드 SHV홀딩스는 수산사료 생산 및 연어양식업을 하는 뉴트레코(Nutreco)를 40억달러에 사들였다. 세계 최고 곡물기업인 카길(Cargill)도 노르웨이 연어양식 업체를 13억유로에 같은 해 인수했다.

#2.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21세기 식량 확보에 가장 중요한 산업은 '수산양식'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인터넷보다 수산양식에 투자하는 것이 더 가치가 있다"고까지 강조했다. 미국 워싱턴대학 미래예측사이트는 향후 20~30년간 세계시장을 주도할 산업으로 지구온난화 관련 산업과 함께 수산양식 산업을 선정했다.

이른바 '스마트양식'으로 불리는 첨단 양식산업이 미래 먹거리산업으로 부상하면서 기업과 지자체가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소득수준이 올라가면서 건강에 좋은 수산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기존 수산자원 채취방식의 한계를 뛰어넘을 대안으로 스마트 양식이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양식이란 양식수산물의 효율적·친환경적 생산을 위한 최적 생육 알고리즘을 구축하고, 양식수산물의 '생산-가공-판매' 산업 시스템을 빅데이터·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을 활용해 자동화한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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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어업종사자 급속 감소세
수산물 생산마저 매년 줄지만
양식업은 갈수록 성장세 거듭

수입에 의존 고부가 어종 연어
인공종자 확보까지 성공하면
수백개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포항 장기면 일대 400억 투입
스마트 양식 클러스터 구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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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배 세부수산 대표가 자체 제작한 앱구동자동사료공급기와 수온측정기 등이 설치된 포항 남구 구룡포읍 양식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
경북은 540㎞에 달하는 해안선을 가지고 있지만 수산업 전망은 밝지 않다. 2021년 기준 어업 종사자는 5천명이 되지 않는다. 2018년 5천700여명에서 3년 새 15%나 줄었다. 또 어선은 3천여 척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수산물 생산도 2018년 이후 매년 감소세를 보이면서 2021년 9천여t에 그쳤다. 반면 양식업 생산량은 같은 기간 3천568t에서 3천960t으로 성장했다.

어선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 즉 수산양식으로의 전환은 세계적인 트렌드다. 세계자연기금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세계해양생물의 절반가량이 사라졌고, 남획으로 다랑어 같은 대형어류는 90%나 줄었다. 포경금지에도 불구하고 고래는 멸종위기에 놓였다. 이런 이유로 1990년대 이후 어선 어업의 생산량은 정체된 반면 양식어업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2018년 기준 양식생산량은 8천210만t으로, 전 세계 수산물 생산량의 46%를 차지했다.

세계 수산물 소비 패턴도 양식산업의 성장세를 자극하고 있다. 중국의 연간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은 1998년 11㎏에서 2021년 39.5㎏으로 급증했다. 중국인구가 14억명인 것을 감안하면 1인당 수요가 1㎏만 늘어도 연간 140만t이 필요한 셈이다. 이는 우리나라 연근해 수산물 생산량(230만t)의 절반이 넘는 양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소득수준이 올라갈수록 건강에 좋은 수산물 수요는 증가한다"며 "중국의 수산물 수요 증가는 우리나라의 기회이자 경북의 기회"라고 말했다.

◆완전 양식 'K-연어' 신화 창조
정부와 각 지자체는 양식산업에 대한 투자나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북도는 올해를 '스마트 수산의 원년'으로 삼았다. 해산수산 전 분야의 스마트화와 내수면 어업, 즉 양식산업에 대한 대대적 육성을 골자로 한 투트랙 전략을 진행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것이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구축이다. 포항 남구 장기면 일대에 구축 중인 클러스터엔 국비를 포함해 400억원이 투입된다. 이곳에서는 종전의 재래식 양식에서 벗어나 ICT(정보통신기술),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접목한 스마트양식 기술이 도입된다.

특히 주목받는 것이 국내에 전량 수입되는 연어의 완전양식 기술 개발이다. 세계 양식 연어 생산량은 연간 377만t으로 노르웨이와 칠레가 80% 이상을 차지한다. 우리나라의 1인당 연어 소비량은 58.4㎏으로 노르웨이(53.3㎏), 일본(50.2㎏), 중국(39.5㎏) 등을 제치고 세계 1위다. 경북도가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구축과 함께 수산자원연구원의 '연어류 스마트아쿠아 팜 연구개발'을 통해 세계 최초로 북태평양에 서식하는 연어류의 완전양식 기술을 개발하고 인공 종자를 확보한다면 500여 개의 일자리와 1천300억원 규모의 생산유발효과를 거두게 된다.

연어는 고부가가치 양식어종으로 불린다. 노르웨이의 수산물 생산량은 아시아 주요국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수출액은 112억8천만달러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다. 고품질 연어를 콜드체인(냉장유통) 항공망으로 전 세계에 24시간 내 대량 공급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남건 독도해양정책과장은 "세계시장을 겨낭한 고부가가치 품종과 이에 특화한 스마트양식 기술 개발로 생산성과 품질, 가격경쟁력을 갖출 경우 세계시장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식 어민과의 윈윈 기대
스마트양식 클러스터를 통해 기대되는 또 하나의 효과는 동해안지역 양식어민과의 동반성장이다. 이에 스마트양식 클러스터를 위한 테스트베드를 구축해 중소 규모의 양식장에 스마트 기술을 보급하고, 인력 양성에도 나서기로 했다. 기존 양식업 육성을 위해서는 △친환경 기술 도입 △시설 자동화 지원 등을 늘리고, 생산성 향상을 위한 각종 자재 지원도 확대해 지역 양식업 생산량을 5년 내 두 배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스마트양식의 대표적인 것이 순환여과(RAS)방식 도입이다. 기존 가두리양식보다 친환경적이며 체계적 운영이 가능한 '육상 순환여과'는 양식에 사용하는 물(사육수)을 여과·살균장치 등을 통해 재사용한다. 양식 어종의 질병 발생이 감소하고 물 사용량을 저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다. 포항 세부수산 박성배 대표는 "주력 양식어종인 광어의 경우 순환여과 방식을 도입하면 치어의 생존율이 크게 올라간다"며 "스마트양식 기술을 도입해 수익성 개선효과가 증명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스마트양식은 지역 양식산업의 성장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54.6% 수준인 넙치 양식장의 폐사율을 30%까지 줄일 수 있으면 양식장 수익이 113% 증가한다. 폐사율이 5%까지 떨어진다면 수익은 현재보다 210% 늘어난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최적화한 생육 알고리즘까지 적용하면 수익률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어업은 사양 산업이 아니라 새로운 성장산업"이라면서 "첨단기술을 접목해 경북의 신수종산업으로 성장하는 데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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