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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메일] 짜장면 한 그릇으로 건물주 되기

2022-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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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응천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내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1970년대의 경제관념은 그저 용돈 관리나 잘하면 그게 미덕이라 여겨지던 시절이었다. 경제나 투자에 대한 교육은 용돈 기입장을 작성하고 적금을 붓는 것이 전부였다. 당시 짜장면은 70원이었는데 나의 첫 경제적 투자는 용돈을 아껴 짜장면을 사 먹는 것이었다. 최근에는 초등학생부터 금융교육을 받는다. 주식투자 열풍이 불면서 조기 경제교육의 중요성도 함께 높아졌기 때문이다. 모의투자를 가르치는 학교 수업도 생겨나고 있다. 저금통에 동전 넣는 게 전부이던 과거와 비교하면 실로 놀라운 변화다. 투자에 대한 인식이 날로 진화하고 있다. 더구나 높은 취업난과 고용 불안정으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걱정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주식뿐 아니라 암호화폐, 부동산 등 다양한 투자방식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부동산, 구체적으로는 주택이나 농지를 통해 시세차익을 얻는 행위를 부동산 투기로 규정하고 억제해왔다. 상가나 오피스텔로 임대료 수익을 얻고, 또 시세차익을 얻는다면, 이는 투기일까 투자일까? 고심 끝에 결정한 투자가 성공해도 투기의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소액으론 엄두도 낼 수 없다. '쉽고, 건전한 부동산 투자 방법', 막대한 투자금을 들이지 않고 '소액투자' '조각투자'를 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리츠(REITs)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됐다.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투자회사(Real Estate Investment Trusts)를 설립하고, 부동산에 투자하여 수익을 배당한다. 부동산과 주식투자의 속성을 결합한 간접투자 제도다. 그런데 일반 주식이나 펀드와는 차별화되는 특징이 있다. 단 한 주를 보유하더라도 한 건물의 실질적 소유자가 된다. 아무개 빌딩을 소유한 리츠 주식 한 주를 구입했을 뿐인데, 그 즉시 건물의 매각, 운영 등에 대한 권리 지분이 생기는 것이다. 부동산투자회사의 공모가는 통상 5천원으로 정해진다. 짜장면 한 그릇 가격이면 건물주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렇게 2001년 도입된 리츠는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4월 기준 국내 리츠의 총 자산규모는 79조1천억원, 상장리츠의 시가총액은 8조6천351억원에 이른다. 또한 운영비 등 필수 지출을 제외한 대부분의 수익을 반드시 투자자에게 배당하도록 법에 규정됐다. 배당수익률은 연간 7.7%에 달한다.

나는 지난해 국회 국토위 국정감사에서 공모 및 상장 리츠의 활성화 방안, 중복업무 해소와 규제 합리화 방안 등을 마련하도록 주문했다. 그동안은 일반인의 참여가 어려운 사모리츠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데다가, 각종 중복규제와 세제 부담으로 인해 리츠들이 상장을 주저하거나 규모를 오히려 축소하는 문제가 있었다. 올해 1월 정부가 리츠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고, 이제 후속 입법을 남겨두고 있다.

리츠의 핵심은 결국 일반 국민의 참여다. 리츠주식 공모를 활성화하고, 각종 규제로 인한 부담은 완화해야 한다. 일반 투자자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일관된 방향으로, 리츠는, 그리고 부동산 간접투자 제도는 발전해 나가야 한다. 리츠제도는 고물가로 인한 빡빡한 지갑상황 속에 불확실한 국민의 미래를 보호하고, 투기가 아니라 안전한 투자를 통해 국민의 이익을 최대화하고, 부동산 시장의 성장과 과실에서 일반 국민들이 소외받지 않도록 제도와 장치를 지속적으로 혁신해야 할 것이다.

조응천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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