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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천300원대로 치솟으면서 대구지역 수출기업의 긴장감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천298.2원으로, 전날(1천302.8원)에 비해 3.6원 내렸지만 여전히 1천300원대에 근접한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이 1천300원대를 넘어선 것은 1997년 외환위기, 2001~2002년 일본 제로금리정책에 따른 엔저여파,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이번에 네 번째다.
올초 1천190원대로 출발한 환율은 미국의 고강도 통화긴축정책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09년 7월13일 이후 13년 만에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엄습하면서 다시 1천300원대에 진입했다. 문제는 심리적 저항선인 1천300원대가 뚫리면서 환율이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이란 전망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해외 자금의 국내증시 매도세가 거세져 환율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에 비해 올해 국내 경제사정이 더 심각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특히 수출입 기업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통상 환율이 오르면 수출품 가격경쟁력이 생겨 매출액도 늘어나는 효과가 있지만 올해는 글로벌 물가상승 여파로 원자재 가격이 높아진 상황이어서 환율이 오르면 원가 부담도 커지고 있다.
섬유업계 경우 이전엔 환율 상승이 '호재'로 작용했으나 원자재 비용 부담이 커져 그 효과가 상쇄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대구 서구 중리동)이 대구경북 섬유기업을 대상으로 7~8월 체감경기 지수(BSI·기준 100)를 조사한 결과 84.8로 나타나 최근 1년간 최저치를 기록했다. 섬유기업 B사 관계자는 "환율이 오르면 매출도 같이 뛰어서 '환율 특수'라는 말이 있었지만 이제는 통하지 않는 것 같다. 코로나 이후 이어진 불황으로 당장 환율 상승으로 인한 매출 증가는 기대하기 힘들고, 오히려 추후 수출물량 확보에 악영향을 미치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고 했다.
환율 상승에 원자재·금리 상승이 겹치면서 수출기업의 채산성은 더 악화할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022년 상반기 수출입 평가 및 하반기 전망'을 통해 "원자재 수입가 폭등, 제조원가 상승으로 환율상승에 따른 수출효과가 상쇄될 것으로 보인다. 수출기업의 피해 예방을 위해 환변동 보험가입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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