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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영화] 리멤버 미...9세 소년의 눈으로 바라본 북한 정치범 수용소 실상

2022-07-01

[금주의 영화] 리멤버 미...9세 소년의 눈으로 바라본 북한 정치범 수용소 실상

과거와 달리 다양한 경로를 통해 북한의 소식을 접하며 살고 있는 지금, 그럼에도 군사분계선 너머의 그곳은 우리에게 여전히 미지의 땅이다. '리멤버 미'는 수많은 증언이 있었지만 아무도 보지 못했고, 믿지 못했던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실태를 애니메이션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가족들과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평양의 9세 소년 요한의 시선으로 바라본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잔혹한 실상과 그곳에서도 피어나는 인간의 존엄성과 인간성에 주목했다.

1995년 평양. 동시 통역사로 일하는 아버지 덕에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아가던 요한의 집으로 일단의 북한 군인이 들이닥친다. 영문도 모른 채 요한은 엄마, 여동생과 함께 대기하고 있던 트럭에 올라탄다. 이미 트럭 안에는 그들과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탑승해 있다. 할머니 한 분은 사위가 남조선 방송을 들었다는 이유로 가족 모두가 끌려왔다고 말한다. 요한의 가족들은 며칠 전부터 연락이 두절 된 아버지가 정치범으로 몰리게 되면서 졸지에 죄인의 신세가 됐다. 그렇게 밤길을 달려 도착한 곳은 죽음의 땅으로 불리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 이후 그들은 강제 노역에 동원돼, 희망도 기약도 없는 잔인한 현실과 마주한다.

북한의 실상을 다룬 작품들이 그간 다큐멘터리나 장르물로 관객과의 만남을 가졌다면, '리멤버 미'는 애니메이션을 통해 인권이 상실된 현장에 최대한 가깝게 다가간다. 실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우려되는 감응의 반감과 희화화의 여지를 팩트와 진정성으로 밀고 나간 이 작품은 정치범 수용소의 실체와 그곳에서의 참혹한 강제 노역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그들의 주장에 대한 강한 반박이자 일침이다. 실사로 담아내기 부담스러웠던 장면들까지 낱낱이 포착해 표현의 한계를 확장시켰다.

재일교포 4세 시미즈 에이지 한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요코하마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1950년대 북송 사업으로 북한으로 건너가 연락이 끊긴 재일교포의 이야기를 듣고 영화 제작을 결심했고, 이후 약 10년의 준비 과정을 거쳐 작품을 완성했다. 그 과정에서 실제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됐던 탈북자 4명과 약 30명의 탈북자의 생생한 증언을 참고했고, 북한의 인권침해 실상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영어로 더빙했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현재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는 노인과 어린이를 포함해 12만명 이상의 무고한 사람들이 수감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기아, 강제 노동, 고문, 공개 처형을 견뎌내며 하루하루를 힘들게 버텨내고 있다.(장르:애니메이션 등급:12세 관람가)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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