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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과학기술이 좌우할 새로운 50년

2022-06-30

[취재수첩] 과학기술이 좌우할 새로운 50년
정우태기자〈경제부〉

"과학기술 진흥은 경제발전의 동력이며 국력의 척도입니다."

1969년 박정희 전 대통령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준공을 기념하며 이런 말을 남겼다. 늦은 밤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 연구소'로 불렸던 KIST는 기술력이 열악했던 한국 산업계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일제강점기, 6·25전쟁을 겪으며 세계 최빈국으로 전락했던 한국은 당시 노동집약적 산업에 전력할 수밖에 없었다. 철강,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 산업구조 고도화 정책이 성공을 거두고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면에는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했던 연구기관들이 있었다.

대구는 주력 업종인 섬유산업의 중심지로 한국 경제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했었다. '섬유 도시'이자 '제3의 도시'로 우리나라 수출 주도 경제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는 자부심도 크다. 그러나 대구의 현주소를 보면 과거의 영광을 찾아보기 힘들다. 1인당 GRDP(지역내총생산) 최하위 도시라는 꼬리표가 28년째 따라다닌다.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청년들은 하나둘 대구를 떠나고 있고 급기야 인구 240만명 선마저 무너졌다.

올해 중요한 선거가 두 번 치러졌다. 시민들의 투표 성향은 더 결집됐다. 대구를 다시 한번 부흥시킬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대대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에 의심의 여지는 없다. 특히 미래 먹거리가 될 신산업 육성이 절실하다.

대통령과 대구시장 당선인의 공통된 공약 사항인 국립 대구경북경제과학연구원(가칭) 건립에 대한 기대가 남다르다. 핵심 기능으로 예상되는 '원천기술' 확보는 기업 경쟁력으로 직결되고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기존 기관들과 기능 중복에 대한 우려도 있으나, 그동안 부재했던 연구개발(R&D) 지원 분야 컨트롤타워로 제 역할을 한다면 지역 산업발전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 지역 혁신의 밑거름이 되는 원천기술을 주체적으로 개발해 각 기업에 보급하는 시스템을 잘 갖춰야 상생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연구를 수행할 인력양성, 지역 대학과의 연계, 기술창업 플랫폼 구축 등 다양한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과학기술 수준은 미래 성장 가능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2020년 기준 대구의 과학기술혁신지수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5위에 머물렀다.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좌절하기보다 냉정하게 현실을 파악하고 개선점을 모색해야 할 때다. 대구의 새로운 50년을 계획하는 지금, 50여 년 전 과학기술이 경제발전을 좌우하고 더 나아가 한 국가의 경쟁력을 결정한다는 KIST 설립 취지를 진중히 되새겨봤으면 한다.
정우태기자〈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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