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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6·1 지방선거가 영덕에 남긴 흔적

2022-07-07

[취재수첩] 6·1 지방선거가 영덕에 남긴 흔적
남두백기자〈경북부〉

지난 6월의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영덕군에 꼭 되짚어 봐야 할 몇 가지 사실을 남겼다. 영덕군 민선 자치 이후 9급 지방직 공무원으로 출발해 영덕군 최고위직 퇴직을 거친, 지역에서 평생 주민들과 함께 살아온 새 인물이 영덕군수로 당선됐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신임 군수에 대한 기대가 크다. 기대에 부응하듯 신임 군수는 주민의 민원 서비스 강화, 업무 효율화를 위해 가장 먼저 영덕군의 조직개편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약 80%의 당 지지율을 기록할 만큼 보수 색채가 강한 지역 분위기임에도 불구하고 무소속으로 나섰던 도의원, 군의원이 각각 당선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 3월 대통령선거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게 몰표에 가까운 지지를 보냈기에 당 공천후보의 낙선을 쉽게 생각지 못한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 같은 선거 결과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했겠지만, 분명한 것은 당원의 조직력과 열성이 예전 같지 않았다는 것이다. 역대 모든 선거에서 당 간판을 앞세워 큰 힘을 발휘했던 선거 바람은 출발부터 없었고 선거는 바람 빠진 풍선처럼 맥없이 치러졌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이번 선거가 전례가 없을 만큼 각종 불법으로 얼룩졌다는 것이다. 3만5천명 정도의 영덕군에서 군수 후보의 당 공천과정에서 불법 선거 혐의로 10여 명의 주민이 경찰과 검찰에 고발됐다. 불법 혐의 규모로 볼 때 영덕군 단일 선거 사상 최대 규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가깝게는 친구와 선·후배이자 마을 주민과 국민의힘 책임당원들로, 대부분 지역에서 알 만한 사람이다. 이것뿐만 아니다. 선거에서 당선된 도의원과 몇몇 군의원도 선거 과정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현재 경찰 등에서 조사 중이다.

선거는 끝났지만, 아직 영덕군에는 선거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당선자, 낙선자 모두 마음이 썩 개운치 않다는 것이 그대로 읽힌다. 양측은 사건에 대해 극히 말을 아끼며 조심한다. 이번 선거에서 겉과 속이 다른 지역민이 많았다는 것이 드러난 만큼 서로가 함부로 속내를 털어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선거가 없었다면 서로가 편하게 마주 앉아 선거 뒷얘기를 할 수 있는 가까운 지역주민이었기에 이번 선거가 남긴 아픔은 더 크게 느껴진다.

문제는 앞으로 치러질 선거다. 당장 내년 3월8일에 전국 동시조합장 선거가 있다. 이미 불법의 단맛을 본 유권자(조합원)가 조합장 후보가 내미는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까 걱정이다. 기우이길 바란다.
남두백기자〈경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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