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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왼쪽)과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한 뒤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중 핵심으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이 17일 또다시 충돌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지난 15일 오찬 회동을 통해 불화설 진화에 나선 지 불과 사흘만이다. 대통령실 사적채용 논란을 둘러싼 권 대행의 대응 방식을 놓고 장 의원이 작심한 듯 공개 경고장을 내밀면서다. 정치권에선 이들의 잦은 충돌이 당권 투쟁의 전초전이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권 원내대표는 17일 논란이 된 대통령실 9급 행정요원과 관련해 "장제원(의원)한테 물어봤더니 대통령실에 안 넣었다. 그래서 내가 좀 뭐라고 했다. 넣고 압력을 가했더니 자리가 없다고 그러다가 나중에 넣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난 그래도 7급에 넣어줄 줄 알았는데 9급에 넣었더라"며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받는다. 한 10만원 정도. 내가 미안하더라. 최저임금 받고 서울에서 어떻게 사냐. 강릉 촌놈이"라고도 했다.
권 원내대표의 발언은 해석하기에 따라선 장 의원이 권 원내대표의 부탁을 제대로 들어주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될 수 있다. 여기에 사적 채용 논란에 장 의원 역시 관련됐다는 해석까지도 가능하다.
장 의원은 즉각 반발했다. 그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권 원내대표의 대통령실 인사와 관련한 발언에 대해 당시 인사책임자였던 제가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다"며 "우선 권 원내대표께 부탁드린다. 말씀이 무척 거칠다"라고 직격했다. 장 의원은 "아무리 해명이 옳다고 해도 '압력을 넣었다' '최저임금 받고 서울에서 어떻게 사냐, 강릉 촌놈이' 등 거친 표현은 삼가해야 한다"며 "국민은 말의 내용 뿐만 아니라 태도를 본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또 "권 원내대표는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엄중하고 막중한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자리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길 바란다"며 "저는 권 원내대표로부터 어떤 압력도 받은 적이 없다. 추천을 받았을 뿐"이라고 권 원내대표의 압박 발언을 반박했다.
장 의원의 지적에 권 원내대표는 "지적을 겸허히 수용한다"며 맞대응을 자제했다. 그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당 소속 국회의원이 대표 직무대행, 원내대표에게 이런저런 쓴소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장 의원의 지적을 겸허히 수용한다. 당내 의원이나 당원의 비판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듣겠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가 확전 자제에 나서면서 두 사람 간 정면충돌은 피해간 모양새다. 하지만 가까스로 봉합되는 듯했던 두 사람의 관계가 아슬아슬한 살얼음판을 걷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라는 해석이 여권 안팎에서 나온다. 정치권에선 두 사람의 갈등은 향후 언제든 재점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압도적이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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