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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태양이 켠 건강 적색등…여름철 세균 감염 조심하라

2022-08-09

포도상구균·살모넬라균 등 식중독 일으켜 음식물 만질 땐 손 씻기 필수
비브리오 패혈증, 간 질환 보유자에게 발병률 높아…어패류 익혀 먹어야
레지오넬라균, 방치하던 냉방시설 사용하면서 흡입돼…심한 경우 폐렴

뜨거운 태양이 켠 건강 적색등…여름철 세균 감염 조심하라

최근 바다새우를 날것으로 먹은 60대 남자가 비브리오 패혈증으로 숨졌다. 8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간경화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던 A씨는 지난달 27일 바다새우를 날것으로 먹은 뒤 구토와 손발 저림 증상 등으로 전남 영광의 한 의료기관을 찾았다. 이후 의료기관에서 비브리오 패혈증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았지만, 같은 달 29일 사망했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해수 온도가 18℃ 이상 상승하는 5월부터 6월쯤 발생하기 시작, 환자는 본격적인 여름철인 8~9월에 집중적으로 나온다. 주요 감염 원인은 어패류 섭취·피부 상처·바닷물 접촉 등으로, 만성 간 질환자·알코올 중독자·당뇨병 등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 환자의 치사율이 50% 정도로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처럼 무더운 여름철 특별히 주의해야 할 감염질환이 적지 않다.

무더운 날씨에 장마까지 겹치면 고온 다습한 환경으로 인해 여러 가지 질병에 잘 걸릴 수 있다. 특히 세균의 번식이 훨씬 쉬워져 세균 감염의 빈도가 높아지는 만큼 여름철 주의가 필요한 감염질환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특히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라면 더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식중독과 감염성 설사

여름철 대표적인 감염질환 중 하나는 '식중독'이다. 섭취한 음식물의 독성 물질 때문에 발생한 일련의 증후군을 말하는 식중독은 그 원인에 따라 세균 자체에 의한 것과 세균에서 생산된 독소에 의한 것으로 나눌 수 있다.

독소에 의한 경우는 빠르면 4시간 이후부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세균 자체에 의한 경우는 24시간 이후에 그 증상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구토, 설사, 복통, 발열 등으로 나타난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균으로 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등이 있다.

치료는 대증 치료로 적절한 수분 공급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음식물을 조리하거나 보관, 저장 시 반드시 손을 씻은 후 작업을 해야 하고, 가열 조리 식품은 중심부 온도를 74℃ 이상으로 가열해 익혀 먹어야 한다.

'감염성 설사'도 여름철 자주 접할 수 있는 감염질환이다.

감염성 설사는 세균이 직접 장에 들어와 증식을 하고 독소를 내거나, 세균 자체가 장점막을 침범해 생기는 병으로 잠복기가 식중독에 비해 다소 길다. 주요 증상은 복통과 설사다. 대표적인 감염성 설사로는 이질과 콜레라가 있다.

비교적 심한 형태의 감염성 설사를 일으키는 이질은 보통 혈변을 일으키고, 점액변을 동반할 수도 있다. 발열 등의 전신 증상을 주로 동반하고 복통이 심한 것이 특징이지만, 설사량은 많지 않다. 쇼크나 사망을 초래할 정도로 아주 많은 양의 설사를 하는 것이 특징인 콜레라는 쌀뜨물 같은 모양의 설사가 나온다. 설사량이 많아 소아와 노인은 탈수로 인한 쇼크로 사망할 수도 있어 수액 공급이 중요하다. 감염성 설사의 경우는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다.

◆여름철 날것 섭취 삼가세요

비브리오균은 바닷물에 사는 균으로 여름철 기온이 올라가 육지에 가까운 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잘 증식하게 된다. 이때 비브리오균은 어패류를 오염시키거나, 상처난 피부로 바닷물을 접촉한 사람에게 침범하면서 비브리오 패혈증을 부르게 된다. 설사 등의 장관 증상보다는 피부 및 연조직 감염으로 나타나 고열과 쇼크로 패혈증이 잘 동반된다. 사망률이 아주 높은 치명적인 질환으로 간 질환을 가진 사람에게서 발병율이 높아 간 질환이 있는 경우라면 여름철 해산물을 먹을 때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

그런 만큼 예방을 위해 어패류는 반드시 익혀 먹도록 하는 게 좋다. 특히 간 질환자, 알코올 중독자, 당뇨병, 만성신부전증 등 만성 질환 보유자의 경우는 6~10월에 어패류를 날것으로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이런 질환이 있는 경우라면 해안지역에서의 낚시, 갯벌에서의 어패류 손질 등도 피하는 것이 좋다.

일본뇌염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일본뇌염바이러스는 작은빨간집모기가 옮기는데 감염자의 95%는 거의 증상이 없지만 250명당 1명은 뇌염으로 진행되고 뇌염환자의 30%는 사망한다. 뇌염 환자의 50%는 4세 이하의 소아로, 우리나라는 현재 예방 접종이 일반화돼 있어 발병률이 매우 낮아진 상태다.

휴가지에 가지 않고도 실내 공간에 있으면서 걸릴 수 있는 감염질환이 바로 '레지오넬라병'이다.

대형 냉방시설, 수도관, 냉각탑 등에 주로 서식하는 레지오넬라균을 흡입해 발생하는 것으로, 여름에 오래 사용하지 않던 냉방시설을 사용하면서 감염되는 사례가 많다. 감염되면 독감과 유사한 기침, 콧물, 오한 증상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폐렴이 생기기도 한다. 흡연자는 면역력 약화로 더 쉽게 폐렴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대형 건물, 호텔, 쇼핑센터 냉방시설에서 검출되는 레지오넬라균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여름철 감염 질환 예방법은

음식이나 물을 통해 전염되는 질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우선 오염된 음식이나 오염된 물을 섭취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익힌 음식만 먹고 물은 끓여서 마시는 것이 좋다. 상품화된 생수나 음료 등은 비교적 안전하기 때문에 끓인 물 대신 마셔도 되고, 과일은 깨끗이 씻거나 껍질을 까서 먹는 것이 좋다.

햄버거 고기와 같이 갈아서 만든 고기는 그 속이 노릇하게 익을 때까지 조리를 해야 하며, 고기에서 나오는 물도 다 제거되도록 충분한 시간 동안 조리해야 한다.

식중독은 음식을 조리하는 사람의 손에서 세균이 오염되어 발생하는 만큼 음식을 만지기 전에 손을 깨끗이 씻고, 손에 염증이 있거나 상처가 있을 경우 음식 조리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음식을 보관할 때에는 냉장고 등에 보관해 세균이 증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레지오넬라병 예방을 위해서 냉방시설과 냉각탑은 철저히 관리해야 하고 가정용 에어컨이나 공기청정기도 청결하게 유지해야 한다. 비브리오 패혈증의 치명률을 고려하면 간 질환이 있거나 면역이 저하되는 다른 질환이 있는 환자는 여름철에는 어패류를 날것으로 먹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또 이런 환자는 맨살로 바닷물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김현아 계명대 동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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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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