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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건정치칼럼] 이준석은 여의도에 '먼저 온 미래'인가

2022-08-15

청년정치가 기성정치에
탄압받는다는 프레임은
자기합리화에 불과하다
이준석 캐릭터 보편화면
여의도정치 앞날은 암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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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은 여의도에 '먼저 온 미래'다." 국민의힘 국회의원 김병욱이 주말에 같은 당 대표 이준석의 기자회견 내용을 극찬한 뒤 나름대로 내린 결론이다. 김병욱은 "권위주의적 권력 구조에 기생하는 여의도 기성 정치권을 정밀 폭격했다" 등 몇 가지 이유를 댔다. 한 마디로 '이준석은 우리 정치의 선각자인데, 구태에 찌든 낡은 여의도 정치가 받아들이지 못하고 기득권을 지키려 거부하고 있다'라는 의미로 읽힌다. 필자는 전혀 동의하지 않을뿐더러 '이준석 캐릭터'가 우리 정치의 미래라면 정말 암울하다는 생각이다. 첫째, 이준석은 국민에게 봉사하는 고전적 의미의 '정치인'이라기보다는 자기 도취감을 위해 무차별 싸우는 '정치 게이머' 같다. 단순히 그가 '흑화' '언데드' 같은 모바일게임 용어를 정치 언어로 자주 전용한다고 하는 말이 아니다. 자기가 공격을 받으면 이유가 뭔지를 생각하지 않고 어떻게 반격해야 상대방이 더 큰 상처를 입을지를 고민하는 행태가 대표적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내부총질만 하던 당 대표"라고 했다고 "내가 (대선 때) 개고기를 팔았다"라며 후벼 파는 식이다. 비슷한 사례가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프로 모바일게이머는 철저하게 룰을 지키지만 정치 게이머 이준석은 그것도 아니다. 전쟁(대선) 중에 같은 진영의 다른 장수들과 다투다 두 번이나 본영을 이탈하는 바람에 모두 달려들어서 달래느라 진을 빼게 했다. 둘째, 이준석은 청년정치의 가치인 신선함, 도덕성과 거리가 먼 '젊은 구태정치인'에 가깝다. 김병욱은 이준석이 권위주의적 권력 구조에 기생하는 여의도 기성 정치권을 때렸다고 했는데, 정말 그렇다면 그건 분명한 자해(自害)다. 이준석 본인이 권위주의적 권력 구조에 기생했기 때문에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지금의 위기를 맞았다고 보는 게 온당하다. 사태의 출발점이 이준석이다. '박근혜 키즈'로 여의도에 처음 나타난 이준석은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지 불과 5개월 후에 업자로부터 술과 성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얼마 후 박 대통령은 그 업체를 방문한다. 의혹이 사실이면 불과 27세 청년이 갓 출범해 기세등등한 권력에 기생해 호가호위하며 향응을 즐긴 셈이 된다.

당 대표가 당 윤리위로부터 사상 초유의 징계를 받은 이유는 그 의혹을 무마하려고 증거인멸 교사를 했다는 또 다른 의혹이었다. 당 대표라는 '권위주의적 권력'을 이용해 개인 비리를 덮으려 했다는 진술과 증거들이 사실이면 알선수재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성 접대'도 처벌 가능 여부와 별개로 '있었던 일'이 된다. 없는 일을 덮을 수는 없으니 그렇다. 이준석은 나중에 멘토인 전 국회의원 유승민을 따라 '박근혜 탄핵' 대열에 동참했다. 당시 탄핵 사유는 박근혜 정부의 부패였다. 그런데 이준석도 그 정부에서 부패한 행위를 저질렀고 10년이 흘러 문제가 될 듯하자 당 대표의 권위로 그걸 무마하려 한 셈이다. 이준석과 김병욱은 첫 번째 지적에 대해선 조직의 가치가 아닌 개인의 자유를 더 높이 치는 청년정치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반박할 거다. 두 번째 지적은 의혹일 뿐이며, 과거 일로 현재의 발목을 잡는 행태 자체가 구태라고 할 거다. 판단은 독자의 몫이지만 이준석의 행태가 미래의 여의도 정치에서 보편화된다고 생각을 하면 필자는 아찔하다.

서울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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