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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불분명한 어린이보호구역 '봉산문화거리'...'아찔한' 아이들 등하교길

2022-08-20 07:25

[영남일보 연중 캠페인 人道를 돌려주세요]<11> 대구 중구 봉산문화거리

인도 불분명한 어린이보호구역 봉산문화거리...아찔한 아이들 등하교길
대구초등, 대구제일중 등이 인근에 있는 대구 중구 봉산문화거리는 어린이보호구역이지만 인도가 불분명해 차량 운전자, 보행자 모두 헷갈려 하고 있다. 이남영기자
인도 불분명한 어린이보호구역 봉산문화거리...아찔한 아이들 등하교길
대구 중구 봉산문화거리는 어린이보호구역임에도 인도가 불분명해 보행 환경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등·하교하는 아이들은 매번 인도와 차도를 번갈아 가며 길을 사용하는 모습에 인근 주민들은 거리 정비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19일 오후 1시쯤 중구 봉산문화거리. 이 일대 거리는 인도와 차도의 명확한 구분이 없어 보행자들은 인도와 차도를 함께 걸어 다니며 위험한 보행을 옮기고 있었다. 시민들은 언제 그려졌는지도 모를 흐릿한 황색 점선 안쪽을 '인도'라고 생각하며 차를 피해 다니고 있었지만, 그마저도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인해 좁은 공간을 굽이굽이 지나가고 있었다.

황색 점선을 기준으로 시민들은 나름대로 인도와 차도의 구분을 나누고 있었지만, 차도 시설 역시 노후화된 흔적이 역력했다. 곳곳에 '불법 주정차 CCTV 단속구간' 등이 적혀있었지만 대다수의 운전자는 거리낌 없이 거리 안쪽에 불법 주정차를 한 후 자리를 떠났다. 또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과속방지턱은 눈에 띄지도 않았고, 점토 블록으로 만들어진 도로 곳곳에는 노후화된 흔적이 역력했다.

봉산문화거리에는 특히 아이들의 위험천만한 걸음이 이어졌다. 대구초등, 경북대사대부설초등, 대구제일중 등 많은 학교가 위치해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이곳은 시속 30km 제한과 어린이보호구역이란 안내판이 곳곳의 전신주에 부착돼 있었다. 하지만 대다수 차량은 이를 지키지 않은 채 저마다의 속도로 지나다니고 있었고, 학생들은 하교를 위해 봉산문화거리로 나와 주행하는 차량을 조심스레 살피며 인도와 차도를 넘나드는 순간도 자주 보였다.

  

인도 불분명한 어린이보호구역 봉산문화거리...아찔한 아이들 등하교길
대구 중구 봉산문화거리로 하교하는 아이들이 인도와 차도가 명확하지 않은 구간을 걸어가고 있다. 이남영기자
도로를 지나다니던 보행자들은 특히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인도 설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3년째 봉산문화거리를 다니고 있다는 최모(여·56·대구 수성구)씨는 "지금은 초등학교가 방학 기간이라 덜하지만, 아이들이 하교를 하다가 인도와 차도를 구분하지 못해 갑자기 차도로 튀어나오는 경우를 여러번 봤다. 다행히 큰 사고를 보진 못했지만 아이들에게는 위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들었다"며 "아이들을 포함해 인근 아파트 주민, 가게 손님 등 이곳을 지나 다니는 사람들이 꽤 많다.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거리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대구 중구청은 봉산문화거리 내 인도 설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었다. 봉산문화거리 개선을 위해 지난 18일 중구청은 '봉산문화거리 보행환경 개선사업 실시설계 용역' 개찰을 통해 업체를 선정한 상태다.

중구청 건설과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봉산문화거리의 거리 안전에 대한 고민이 있다. 다만 이 거리는 바로 아래 하수박스가 있기 때문에 도로 구조상 높이차를 둬서 인도와 차도를 명확히 나누기는 쉽지 않을 듯 하다"라며 "대안으로 도로와 인도의 재질을 달리한다거나, 펜스 설치 등의 구상을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사항은 업체와 이야기를 나눠봐야 할 것 같다. 공사가 진행된다면 인근 주민들의 많은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어린이보호구역이란 특수성에 맞춰 지역 주민들의 합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도로교통공단 박무혁 교수는 "어린이보호구역에 무인단속 장비에 대한 의무가 있지만 '보도를 확보하라' '별도의 특수시설을 설치하라' 등 구체적으로 정해진 부분이 없어 지자체 재량권 내에서 이뤄져야 하는 경우가 대다수다"며 "인도와 차도의 색깔 구분 등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지만, 그 외에도 각 어린이보호구역 마다 그 일원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할 부분들이 저마다 다르다. 지역 주민, 학교 학부모 등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봉산문화거리에 가장 걸 맞는 방안을 고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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