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 시대 수출 전진기지이던 구미산단의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 2005년 전국 수출액의 10%를 넘던 구미 수출 비중이 몇 년 전부터 5% 아래에 머물러 있다. 기초자치단체 부동의 수출 1위 구미는 올 상반기 7위까지 수직 하락했다. 대기업 중심의 수출 구조에서 탈피하고, 전자 제품 중심인 수출 품목의 다변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구미상의와 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구미지역 총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다. 이는 전국 수출 증가율(15.6%)에 크게 못 미친다. 기초지자체 중 아산(397억달러)은 물론 여수, 울산 울주와 남구, 청주, 울산 북구에 잇따라 추월당했다. 2009년까지 줄곧 1위에서 이후 2020년까지 2위, 지난해 3위에 이어 올 상반기 7위로 급전직하했다. 평택과 이천, 화성 등 반도체 집적 지역의 수출이 최근 급상승하고 있어 향후 순위가 더 밀릴 가능성도 있다.
구미산단의 7월 흑자 규모도 전년 동월 대비 34%나 감소, 2년 만에 10억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아직 적자를 걱정할 단계까진 아니지만 곳곳에서 위험신호가 켜지고 있다. 이렇듯 구미산단이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다. 배터리 생산 기지로의 변화 기조가 엿보인다는 점이다. 삼성, SK, LG그룹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 투자 계획이 잡혀 있다. 정부가 구미에 추진 중인 '제2의 광주형 일자리 사업' 기업 파트너로 LG그룹이 부상했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 들어서 물류 시스템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면 기업 유치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정치권과 지자체, 시민단체가 2차전지 및 반도체 부품 등 미래 유망 업종 유치에 더욱 힘을 합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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