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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8·25, 오늘을 기억해야 할 이유

2022-08-25

[기고] 8·25, 오늘을 기억해야 할 이유
정기숙 (계명대 명예교수·독립운동정신계승 사업회 고문)

1915년 8월25일 대한광복회가 달성공원에서 창립되었다. 금년 오늘이 창립 107주년이다. 3년 전부터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라는 시민단체가 대한광복회 결성 장소인 달성공원에서 조촐하게 기념행사를 열어왔다. 대한광복회는 1910년대 독립운동의 중심이 되는 조직이다. 고등학교 국사교과서에서도 그렇게 기술되었다. 따라서 대한광복회 창립일 기념은 국가기념행사로 지정되거나, 적어도 대구시 행사로 실시되어야 한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나라를 사랑하려거든 역사를 읽어야 한다'라고 했다. 전 고려대학교 김준엽 총장도 '현실에 살지 말고, 역사에 살자'라는 명언을 남겼다.

대한광복회는 구한말 의병활동이 일본제국의 억압과 소탕에 의해 그 활동이 제약되다가 해체를 맞는 과정에서 살아남은 의병과 새로 독립투쟁에 참여한 지사들이 창립한 무장단체다. 대표적인 인물이 박상진과 우재룡이다. 우재룡이 산남의진 선봉장으로서 펼친 의병활동을 일제는 '내란죄'로 판결하여 종신형에 처한다. 우재룡은 경술국치 시 '합방특사'라는 명목으로 석방된다.

박상진은 울산의 부호인 명문가에서 태어났다. 부친은 승정원 승지와 규장각 부제학을 역임했고, 백부는 홍문관 교리 등을 역임했다. 박상진은 1905년부터 양정의숙에서 법률학을 공부하고, 1910년 판사시험에 합격한 뒤 바로 평양법원에 발령이 났지만 부임하지 않고 사임한다. 박상진은 1911년 만주 단동에 안동여관, 1912년 대구에 상덕태상회를 설립하여 독립운동의 거점 구축과 자금 확보에 나선다. 우재룡은 동지를 모으고 만주지부를 결성하기 위해 7~9회 만주를 왕래한다.

1913년 경북 영주에서 채기중 등이 풍기광복단을 조직한다. 문경에서 이동하 등에 의해 결성된 민단조합, 이근우 등에 의해 결성된 달성친목회, 그해 서상일, 이시영 등에 의해 결성된 조선국권회복단 등 당시 조직된 독립운동 조직들이 박상진과 우재룡이 선도하는 조직에 합세한다. 1915년 8월25일 달성공원에서 전국과 만주지역을 포괄하는 대한광복회가 출범했다. 광복회는 전국적인 조직을 구성하고 투쟁 강령을 제정했다. 조직은 본부, 각도지부, 해외지부로 구성되고, 본부에는 사령관 박상진, 지휘장 우재룡·권영만, 재무부장 최준, 사업총괄 이복우, 8도에 지부장을 두었다. 해외에는 단동과 심양에 지부를 두고, 김좌진과 이석대는 만주사령관으로 참여한다. ①무력준비 ②무관 양성 ③군인 양성 등 9개의 강령으로 되어 있고, 바로 투쟁에 돌입한다.

우재룡과 권영만은 1915년 12월24일 새벽 경주에서 대구로 향하는 우편마차에서 현금 8천700원을 탈취하여 투쟁자금으로 제공한다. 전라도 서도현, 양재학, 경상도 장승원, 충청도 박용하 등 대표적인 친일인사를 처단하고, 다액의 독립투쟁자금을 확보한다. 1918년 2월 박상진, 충청도 지부장 김한종 등이 체포된 후, 광복회 활동은 체포되지 않은 전라도 지부장 이병찬 중심으로 투쟁활동이 이어졌다.

1919년 9월22일 경성고등법원에서 박상진·채기중·김한종·임세규·김경태·유창순은 사형, 장두환은 옥중 사망, 김재창은 7년, 그 외 수십 명이 징역형에 처해졌다. 우재룡은 전국과 만주 등지로 피신해서 광복회 활동을 이어간다. 그와 함께 생사를 같이했던 권영만이 대구에서 체포되고, 우재룡도 군산에서 체포되어 1921년 6월 경성지방법원에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는다.

사령관 박상진은 1921년 대구형무소에서 사형이 집행되었다. 당시 나이 37세다. 대한광복회 이후 의열단이 그 정신을 이어받았고, 3·1운동과 임시정부의 정신적 초석이 되었다고 생각된다. 대한광복회 창립일과 그 정신을 어떻게 잊을 수 있단 말인가? 달성공원 그 자리에 표지석이라도 세우면 좋겠다.

정기숙 (계명대 명예교수·독립운동정신계승 사업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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