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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우의 나의 기타이야기] 제3의 감각까지 일깨우는 음악…극도로 섬세한 감정까지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

2022-08-26

[김혜우의 나의 기타이야기] 제3의 감각까지 일깨우는 음악…극도로 섬세한 감정까지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
[김혜우의 나의 기타이야기] 제3의 감각까지 일깨우는 음악…극도로 섬세한 감정까지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
김혜우 (싱어송라이터)

12년 전 약 2만명의 음악인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회원으로 활동할 때, 가까운 지방에 거주하는 사람들끼리 친목 모임을 만든 적이 있다. 커뮤니티의 동영상 게시판에 회원들이 올리는 음악과 첨부된 글을 보고 서로 토론하며 공감대를 쌓아온 회원들끼리만 모임을 만들었는데, 이상하게도 내가 사는 지역에 거주하는 회원은 나 한 명뿐이었다. 처음에는 충청 이남 지역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지만 나중에는 서울을 비롯한 타지방에 거주하는 음악인들도 참여하게 되어 지리적으로 중간 지점인 대전에서 모이는 경우가 많았고, 가끔 지역을 옮겨가며 모임을 가지기도 했다. 커뮤니티에서 주최하는 모임은 1년에 두 번 서울에서만 있었다. 모임에 참여하는 인원은 평균 20명 정도였고 대다수가 전문음악인들이었다.

당시 우리 친목회원들의 직업은 가수, 연주자, 작곡가, 편곡가, 녹음실과 연예기획사 운영, 방송 관계자, 음대 교수, 사업가 등 아주 다양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전·현직 가수와 연주가 그리고 작곡가와 편곡가로 정리할 수 있겠다. 그들은 늘 현재보다 좀 더 좋은 음악을 하고 싶다는 열정을 가진 음악인이었다.

아득한 옛날에 그만두었던 음악을 그즈음 새로 시작했던 나는 그 모임에서 많은 동기부여를 받았다. 대전의 모임에서는 기타와 건반을 연주하는 아마추어 연주자 두 사람도 늘 참여했다. 그들은 취미로 음악을 해왔지만 적어도 자신이 추구하는 장르의 음악에 대해서 만큼은 해박한 지식을 갖추고 있었고 연주 또한 무대 경험이 없을 뿐이지 소위 전문 연주인에 버금가는 실력과 느낌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음악 장르 이야기가 나와서 말이지만 장르와 상관없이 레퍼토리 늘리는 것에만 관심이 많은 음악인은 자신의 음악 정체성이 무엇인지도 모를 것이다. 음악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서 관심조차 없을 수도 있겠지만 할 수 있는 음악이 다양하다고 감동을 줄 수는 없다. 요리에 대한 지식도 없으면서 정체 모를 조리법으로 이것저것 섞어 만든 요리를 수백 가지 차려 낸다고 맛이 나겠는가.

그 모임에서는 음악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답게 화두는 늘 '음악이란 무엇인가'였다. 음악의 사전적 의미는 '소리를 소재로 하여 박자, 선율, 화성, 음색 등을 일정한 법칙과 형식으로 종합해서 사상과 감정을 나타내는 예술'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 회원 중 일부는 이러한 사전적 의미에 동의하지 않았다. 무엇인가 표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음악을 대하는 각자의 생각이나 경험 또는 환경에 따라 의미는 언제든 달라질 수 있겠다.

음악의 구성요소인 소리, 박자, 선율, 화성, 음색은 어쩌면 태초부터 이 세상에 존재했을 것이다. 밀려오는 파도 소리, 새들이 동시에 지저귀는 소리, 나뭇가지를 스치는 바람 소리, 열매가 떨어지는 소리, 우렁찬 폭포 소리 등 이전부터 자연의 소리에 이미 음악의 구성요소들이 있었다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다.

문예와 미술은 시각을 통해서 전달되고 무용과 연극은 시각과 청각이 어우러져 전달된다. 또한 음악은 청각을 통해서 전달되며 극도로 작고 섬세한 감정까지 교감이 가능한 매개체이자 문예, 미술, 무용, 연극 등과 같이 시간과 삶을 관통하는 예술이다.

싱어송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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