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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화학과 교수 |
8월 말의 바닷가나 많은 사람이 지나간 자리에 흔히 보이는 것은 쓰레기이고 그중 많은 부분이 플라스틱이다. 또한 등산로, 시골길, 들판 등에도 플라스틱은 지천으로 널려 있다. 100년 전인 1922년에는 플라스틱이 고분자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플라스틱인 폴리에틸렌이 1933년에 개발되었다. 그 후 인류는 섬유, 포장재, 전자제품의 케이스·부품, 노끈, 어망, 인공피부·장기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다.
플라스틱은 2014년 이후 매년 3억t 이상 생산·활용되지만 대부분이 1회 사용된 후 버려져 큰 문제이다. 2015년까지 생산된 총 83억t 중에서 25억t은 현재 사용 중이고, 사용한 58억t 중 46억t은 한 번 사용 후 매립 혹은 방치되었고, 7억t은 소각되었으며 5억t만이 재활용(5억t 중 1억t만이 현재 사용 중)되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플라스틱은 물과 토양 등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공기, 어패류, 소금, 수돗물 등에도 존재하여, 우리가 플라스틱 조각을 섭취하게 되었다.
플라스틱에 의한 다양한 환경 문제로 인해 플라스틱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고 플라스틱 없는 세상을 꿈꾸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형편이고 기대한 효과보다는 나쁜 영향을 줄 소지가 다분하다. 예를 들어 재활용 가능한 유리병을 이용할 수 있으나 무겁기 때문에 불편하고 운송에 많은 대기오염 물질을 유발할 수 있다. 플라스틱은 오이를 포장할 경우 다른 포장재에 비해 신선도를 14일이나 더 유지할 수 있어 오히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고도 한다. 플라스틱을 옹호하는 사람들의 "만약 플라스틱이 없었고 대신 나무를 이용한 종이 등을 사용했다면 지구의 숲은 이미 사라졌고 우리의 환경은 더욱 오염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플라스틱의 기여로 현재의 지구가 유지될 수 있었다"라는 의견에는 당장 반박하기 어렵다.
현 상황에서 플라스틱의 적절한 사용과 재활용을 통해 생산과 소비를 줄이고, 사용 기간을 늘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건축자재와 산업기계로 사용되는 플라스틱은 약 35년, 20년의 수명을 가지므로 매우 좋은 용도로 생각할 수 있다. 반면 수명이 아주 짧은 포장재로 사용하는 것은 최소화하고 재활용 비율을 가능한 한 높여야 한다. 이러한 노력으로 자원고갈, 환경오염, 기후변화 등에 나쁜 영향이 적은 플라스틱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 경북대 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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