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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열의 외신톺아보기]일본의 디지털청

2022-09-05
[박재열의 외신톺아보기]일본의 디지털청

일본에는 우리나라에는 없는 '디지털청'이라는 것이 있다. 이 기관은 디지털화에 관한 법안이 통과되어 작년 9월 1일에 정식 출범하였다. 좀 이상하게 들리는 이 기관을 설립한 이유는 일본사회의 뿌리 깊은 아날로그 문화를 바꾸기 위함이다. 시대에 뒤떨어진 문화 때문에 일본은 코로나19 때 불편과 혼란을 겪었다. 팩스·도장·종이로 서류를 꾸미다 보니 재난지원금지급·백신패스도입에 오류 및 지연이 발생하여 그 피해가 적잖았다. 백신패스 도입과정에서도 각 지자체는 1억 명의 접종기록을 수기했다고 한다. 또 이런 서류에는 일일이 도장을 찍어야 하기 때문에 재택근무를 할 수도 없었다.


초대 디지털청 청장에 고노 타로가 취임하였고 지난 9월 1일은 개청1주년이 되는 날이어서 고노는 국민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마이넘버카드'의 이용을 촉진하는 내용이었다. '마이넘버'란 우리나라 주민번호와 같은 12자리 개인번호인데 일본은 그것이 정비되어 있지 않아 디지털화에 지장을 초래했다. 고노는 스가 내각에서도 디지털화의 일환으로 도장사용을 금지하려 들었는데 인장업 종사자들이 들고 나오니 살짝 말을 바꾸어 자신은 일본의 도장 문화를 애호한다고 하였다. 또 관료들은 온라인 통신이 불안하여 정보를 꼭 팩스로만 보내게 한다. 일본 정부는 약 1천900 서류수속에서 저장장치, CD, 미니디스크 등의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플로피디스크는 1960년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지금 사용하는 나라는 일본밖에 없다. 각국 언론은 고노가 철늦은 플로피디스크와 전쟁을 선포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사를 쏟아 냈는데 아마도 일본의 이런 보수적 관료전통이나 사고가 우습기 때문이리라.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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