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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문학의 거목 윤복진 소장품 대거 기증...근대기 대구문화예술인 활동상 엿볼 수 있는 희귀자료

2022-09-19 15:58

윤복진이 1929년 펴낸 '동요곡보집'

최초의 월간 음악 평론잡지 '음악평론' 4월호

1946년 창간된 아동잡지 '아동' 창간호

최남선의 '백팔번뇌' 초판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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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시절의 윤복진.대구시 제공

일제강점기 작사가이자 아동문학가인 윤복진(1907~1991)의 유족이 근대기 대구 문화예술인들의 활동상을 엿볼 수 있는 희귀자료들을 대구시에 대거 기증했다.

19일 대구시에 따르면 이번 기증 자료에는 육필 노트, 필사 악보 등을 비롯해 박태준 작곡·윤복진 작사·이인성 표지화로 만든 동요곡집 '물새발자옥'(1939), 윤복진이 1929년 펴낸 '동요곡보집', '초등동요유희집'(1931), '현제명작곡집'(1933) 등 1920~40년대 악보집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그 중 '동요곡보집'은 1920년대 이름난 작사·작곡가들의 곡 35곡이 수록됐고 그간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던 희귀 자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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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 작곡·윤복진 작사·이인성 표지화로 만든 동요곡집 '물새발자옥' 표지(1939년).<대구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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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 작곡·윤복진 작사·이인성 표지화로 만든 동요곡집 '물새발자옥' 내지(1939년).<대구시 제공>

또 1938년 대구공회당에서 열린 제1회 신인가수선발콩쿠르 결선 프로그램(박태준, 윤복진 심사위원) 등의 공연 팸플릿과 '어린이' '아동' '음악평론' 등의 잡지, 무영당 광고지 등 당대 문화예술계 상황을 알 수 있는 다양한 자료들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1936년 발행된 우리나라 최초의 월간 음악 평론잡지 '음악평론' 4월호(윤복진 평론 게재), 1946년 창간된 아동잡지 '아동' 창간호(윤복진 동요 수록)와 최남선의 '백팔번뇌'(1926) 등의 초판본 도서들과 대구 출신 영화감독 이규환이 광복 후 제작한 영화 '똘똘이의 모험'시나리오도 기증됐다. 대부분의 자료에는 윤복진의 친필 사인이 적혀 있으며 그 외 윤복진의 습작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친필 노트들도 다수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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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복진창작시집노트 제일권의 서문(1926).<대구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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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악가 독창회 팸플릿에 수록된 아루스 다방 개점 광고. 아루스 다방은 화가 이인성이 1937년 대구에서 개업해 운영했다.<대구시 제공>

1907년 1월9일 대구에서 태어난 윤복진은 대구사립희원보통학교를 거쳐 1924년 계성학교(현 계성고)를 졸업했다. 계성학교에 입학하면서 김문집(문학평론가), 이인성(화가) 등과 함께 소년단체인 '대구소년회'의 소년 단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일본 호세이대학 영문과를 졸업했다. 일제강점기와 해방기를 통틀어 윤석중과 함께 최고의 아동문학가로 평가받는다. 일제강점기 우리말로 된 시와 노래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민족정신을 잊지 않도록 하는 '소년문예운동'으로 전국적으로 펼친 인물이기도 하다.

10대 후반이었던 1925년 방정환의 추천으로 '어린이'를 통해 등단한 이후, 윤석중, 서덕출, 신고송 등과 함께 동인 활동을 하며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또 박태준, 홍난파, 박태현, 정순철 등 당대 유명 작곡가들이 윤복진의 가사에 곡을 붙였다. 박태준과는 4권의 동요집을 함께 냈다. 윤복진은 김수향, 김귀환, 파랑새 등 다양한 필명으로 작사 활동 외에도 음악 평론, 영화와 무용 평론 활동도 활발히 했다. 또 음악가 외에도 화가 이인성과 김용조, 무영당백화점 창립자 이근무 등과도 친분이 깊었다.

윤복진은 1950년 6·25전쟁 중 월북해 잊혀졌다가 1988년 해금이후부터 학계 등에서 조금씩 재조명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번 자료 기증으로 윤복진과 일제강점기 대구를 중심으로 활동한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관심이 재조명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희준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유족이 오랜 세월 소중히 보관하시던 자료들을 대구시에 기증해주셔서 감사드린다. 기증 자료를 통해 일제강점기 대구의 주요 문화적 거점을 중심으로 전국의 예술인들이 교유한 이야기를 찾아내 훌륭한 문화적 자원으로 재창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 학술 세미나와 전시를 열고, 청년예술가들과 시민, 그리고 연구자들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돕겠다" 고 밝혔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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