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낮춘 착한 배달앱의 원조
공공배달앱으로 상생 선순환 구조 만들어
대구 남구 대명동 플랫폼 기업 '먹깨비' 사옥. 김주형 대표가 먹깨비 슬로건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상생 플랫폼의 대안 저희 먹깨비가 제시하겠습니다"
경북 공공 배달 어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한 '먹깨비'의 김주형 대표는 사업의 방향성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소상공인과 상생을 도모하는 착한 배달 앱의 원조로 인정받는 먹깨비는 지난해 경북도 공공배달앱 서비스를 시작했고, 올해 연말까지 도 내 20개 시·군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입지를 다지고 있다.
김 대표는 10여년 전 배달 음식점을 운영한 바 있다.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해소하는 방법을 고민한 끝에 배달앱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는 "2000년대 중반 배달 음식점을 했었다. 직접 배달을 하고 아파트 단지마다 전단지도 돌리며 노력했지만 매출은 크게 오르지 않았다. 외식업이 결코 쉽지 않다는 걸 몸소 느꼈다"면서 "이후 외식업이 아닌 원래 종사하던 IT업계에서 일을 하던 중 배달앱 수수료 문제를 접했다. 수수료를 낮춰서 자영업자 부담은 줄이고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2017년 설립된 먹깨비는 대구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전국 단위 서비스가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배달앱은 호환성·확장성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고 지역에 제한을 두지 않는 앱 개발에 매진했다.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안정적이면서도 편의성을 높인 앱을 개발하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됐다. 김 대표는 "처음엔 6개월 길어도 1년을 목표로 시작했는데 만만치 않았다. 배달앱은 간단해 보이지만 스마트기기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해야 하기에 보다 복잡한 구조를 지닌다. 당시 프랑스에서 개발자를 모셔오기도 했고 우여곡절 끝에 서비스를 론칭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9년 말 독과점 논란이 커지자 배달앱 시장에 변화가 감지됐다. 각 지자체에서 공공배달앱 사업에 착수한 것. 낮은 수수료를 유지한 착한 배달앱으로 인지도를 쌓은 먹깨비에게 좋은 기회였다. 경북도·서울시·충북도·전남도·제주도 등 광역지자체는 물론 천안시· 시흥시·김해시 등 기초지차체까지 현재 12개 지자체와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수수료를 낮추고 이익이 자영업자, 소비자에게 더 많이 돌아가도록 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여전히 노력 중"이라며 "업력이 쌓이면서 시스템 안전성이 높아졌고 시장에 대한 이해도 역시 깊어졌다. 공공 배달앱의 취지에 맞게 가맹점주와 지역민의 만족도를 높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주형 대표는 "먹깨비의 목표를 한 단어로 표현하면 '지속 상생'이라 할 수 있다"면서 "우리는 '플랫폼의 시대'에 살고 있다. 플랫폼이 지니는 영향력이 막강하기에 사회에 미치는 영향도 되돌아 봐야 할 시점이라 생각한다. 우리 먹깨비만큼은 상생적 플랫폼을 만들어야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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