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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성] 노거수, 속이 너무 상했다

2022-10-06

얼마 전 경북대 수목진단센터 김기우 교수팀이 상주시 내 보호수에 대한 안전진단을 하고 결과를 분석해 보고서를 냈다. 안전진단은 노령 수목의 내부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것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진단에는 나무를 자르거나 구멍을 뚫지 않고 음파와 전기 저항을 이용하여 속을 알 수 있는 '수목 비파괴 단층촬영기' 두 종류가 사용됐다.

음파의 속도는 매질(媒質)의 밀도에 따라 다르다는 원리를 이용한 진단기구는 나무의 건강한 부분은 모니터에 갈색으로 표시하고, 썩은 곳은 파란색이나 자주색으로 나타낸다. 전기저항은 매질의 수분 함유율에 반비례하는데 이를 활용한 기계는 수분이 많은 곳은 붉은색, 수분이 적은 곳은 파란색으로 표시한다. 이 두 가지 기계의 계측 결과를 종합하면 나무 내부가 어떤 상태인지 진단이 가능하다.

김 교수팀의 조사 결과 샘플 10그루 중 4그루가 내부에 공동(공간)이 있었으며 속이 썩거나 균열이 있는 나무가 각각 2그루, 1그루는 공동과 부패·균열이 복합적으로 나타났다. 속이 건강한 나무는 1그루뿐이었다.

고령의 나무 대부분이 속이 상해 있는 것은 상주시의 보호수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노거수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오래된 나무일수록 내부가 부패하거나 공동이 생길 확률은 높아진다. 그렇다고 나무가 일정한 나이가 되면 자연히 속이 상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환경에서 자라는 나무는 수백 년을 살아도 속이 멀쩡하다. 오랜 세월 동안 우리 삶을 지켜온 노거수들의 속이 상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그래야 나무가 우리를 보호한다.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나무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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