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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가지가 없는 2022 대구포크페스티벌

2022-10-17

유성동
유성동(일상의 문화연구소장·문화 기획가)

3년 만에 다시 코오롱야외음악당에서 열린 대구포크페스티벌. 그러나 새로운 시작에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

먼저 지역 가수의 부재(不在)다.

오디션을 통해 획득한 전국적 인지도로 기획사의 관리를 받으며 고액의 출연료를 받고 전국을 누비는 지역 '출신'의 가수가 아니라 대구를 기반으로 간간이 다른 지역에서도 공연하는 '지역 가수'는 없더란 말이다.

한두 해 비판받은 문제가 아니다. 돈 되고 큰 행사일수록 지역 가수·예술인은 메인 무대에 서면 안 된다?

또는 세우지 않는 지독히 나쁜 관행은 도대체 언제부터 어떤 이유로 있어 온 것인가? 일부의 주장처럼 지역 가수로는 무대를 채우기가 힘든 걸까?

단언컨대 그렇지 않다. 면밀한 캐스팅과 섬세한 연출로 얼마든지 멋진 공연을 만들 수 있다. 우리 지역에도 음악성 뛰어나며 고정 팬을 가진 실력파 포크 가수가 꽤 있다. 이런 축제에서 그런 가수를 알게 되는 것도 관객에게는 기쁨이 될 수 있다. 지역 가수와 유명 가수의 비중을 조화롭게 해야 하는 이유다.

다음은 상차림이다.

축제의 간판을 걸었지만, LP 전시 부스, 수제 맥주 시음, 포토존 하나가 구색을 갖출 뿐이었다.

게다가 프린지 공연을 하겠다면서 적합한 공연장소 하나 섭외하지 못하는 사무국을 보니 도대체 마스터플랜은 갖고 일을 하는지 의구심마저 든다.

3년 전처럼 3일이냐 하루냐는 중요하지 않다. 이대로라면 단순한 '인기 가수 초청공연'인 것은 매한가지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축제기획력의 부재(不在)다.

대구시에서 주는 보조금으로 감독 선임하고 인기가수 출연료 주고 진행은 대행사에 맡기는 공연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코오롱야외음악당이라 집객 걱정도 없다. 이런 경우 출연진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돈 주면 오는 인기가수는 많고 취향이 각기 다른 관객 입장에서는 누가 오나 별 차이가 없다. TV에서 보던 연예인을 봐서 즐겁고 어쩌다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가 나오면 좀 더 즐거울 따름이다.

'대구시 공익법인 결산서류 등의 공시'라는 문건을 보니 2016년 4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을 받는 사단법인으로 대구포크페스티벌 사무국이 설립되어 첫 행사를 치렀다.

"문화예술도시 대구의 상징성 기여, 대표축제로 거듭남, 포크 장르의 새로운 재발견, 여름휴가를 문화관광이라는 상품 구축으로 틈새시장공략 성공, 젊은 세대들의 기회의 장 마련…"이라는 글이 눈에 들어온다. 성과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는 없다. 돌아보면 어떤가? 현실은 어떠한가?

이제라도 리뉴얼 작업을 해야 한다. 명료한 콘셉트 없이 흘러온 축제의 방향성을 찾고 만들어야 한다. 인천과 파주에서도 포크페스티벌이 열린다. 수도권이라 캐스팅의 이점도 있고 포크의 색채도 더 짙은 데다 그들만의 특색을 더하는 노력이 보인다.

내막은 모르나 법인의 구성원이 전면 교체되고 인수인계도 제대로 되지 않은 데다 경험마저 없다고 한다. 모르면 배우고 경청해야 하는데 그런 노력이 없어 보인다.

지금처럼 간판만 포크축제이고 내용은 '인기가수 초청공연'으로 갈 바에는 법인 해체하고 대구시에서 바로 대행사를 선정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기획은 마케팅이다." 재원이 어디에서 나오건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축제를 통해 역량 있는 지역 가수를 발굴하고 키워내며 유무형의 자산과 가치를 창출해 가야 한다.

한두 해에 될 일은 아니다. 횟수가 거듭해 어느 시기가 되면 그때 가서 대구를 포크의 성지니 고향이니 해도 되지만 지금은 아니다.

전국에서 열리고 있는 수많은 음악 행사 중 또 하나의 행사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지금 바꾸어야 한다.
유성동(일상의 문화연구소장·문화 기획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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