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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동대구로에서] 세징야 동상

2022-10-26

대구FC의 외국인 공격수
'대팍의 왕''대구의 해결사'
극적 순간 드라마처럼 해결
본인도 "진작 만들어 줬어야"
대구가 진지하게 고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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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식 체육부장

사람들은 그를 '대팍의 왕'이라 부른다. 가장 필요한 순간, 환상적인 몸놀림으로 팀을 살린다. 실제로 그는 팀 내 공격의 핵이다. 또 팀의 주장이기도 하다. 프로축구 대구FC의 외국인 공격수 세징야 얘기다.

올 시즌 K리그가 막을 내리자 '세징야 동상' 이야기가 다시 나오고 있다. 대구FC 홈구장인 북구 고성동 DGB대구은행파크(대팍)에 세징야 동상을 세우자는 것이다.

브라질 출신으로 올해 서른세 살인 세징야는 누가 뭐래도 대구FC를 대표하는 간판선수다. 그가 K리그에서 걸어온 길은 대구FC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대구구단과 떼려야 뗄 수 없다.

세징야는 2016년 대구FC의 K리그2(2부) 시절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후 K리그1(1부) 승격(2017년), 첫 대한축구협회(FA) 컵 우승(2018년), 첫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진출(2019년), K리그1 역대 최고 성적(3위) 달성(2021년) 등 대구FC 영광의 순간마다 그가 함께하며 중심에 자리했다. 올핸 개인적으로도 '50(득점)-50(도움) 클럽'에 가입하며 대구FC 사상 첫 배출 선수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팬들이 가장 원할 때 드라마틱하게 해결해 버린다. 지난 16일 열린 김천상무와의 시즌 마지막 홈 경기에선 천금 같은 동점 골을 넣어 팀의 K리그1 잔류를 확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올해 3월 ACL 예선전에서는 연장 후반 추가 시간 환상적인 궤적으로 동점 골에 성공해 당시 대팍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그래서 그의 또 다른 별명이 '대구의 해결사'다.

이런 그에게 늘 붙어 다니는 과제가 동상이다. 축구 팬들 사이에선 이미 오래전부터 "대팍에 세징야 동상을 세워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실제로 유럽이나 남미에서는 축구단에 위대한 업적을 남긴 전·현직 선수의 공헌을 기리기 위해 스타디움 근처 목 좋은 자리에 선수 동상을 세우기도 한다.

하지만 K리그 역사상 아직 선수 동상을 세운 전례가 없고, 제아무리 세징야라고 하지만 동상까지 세울 필요가 있느냐는 시각도 상존해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로 남아 있었다.

그런데 이젠 사뭇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먼저 지금까지 말을 아꼈던 세징야 본인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 팀의 K리그1 잔류를 확정하는 동점 골을 넣은 지난 16일 김천상무전을 마친 후 그는 "세징야 동상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에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언론의 질문에 "진작 만들어 줬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며 스스로도 원하고 있다는 걸 공개적으로 밝혔다.

한술 더 떠 세징야는 "내가 가진 특유의 세리머니로 동상 포즈를 잡아주면 좋겠다. V 세리머니 아니면 전북전에서 골 넣고 상의를 벗은 후 포효했던 세리머니가 좋을 것 같다. 그게 완벽할 것 같아서 미리 생각해 봤다"라며 구체적인 동상 포즈까지 언급했다.

여기다 올 시즌 대구FC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팀 동료 고재현까지 "자격이 충분하다"고 거들면서 기름을 부은 형국이다.

이쯤 되면 세징야 동상을 그냥 웃자고 하는 소리로 치부해 버리기엔 뭔가 께름칙하다.

이제 구단과 대구시가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진 식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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