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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북한의 변화를 이끌 '북한 매체 개방'

2022-10-31

미사일 도발 강행하는 북한
남북간 경색 넘어 대결 국면
북한 웹사이트 접속 허용 등
매체 개방 '정보 접근권' 보장
문화적 이해와 공감대 넓혀

[아침을 열며] 북한의 변화를 이끌 북한 매체 개방
박문우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수석연구원, 북한학 박사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후 남북관계는 경색 국면을 넘어 대결 국면에 이르고 있다. 북한은 10월 한 달 내내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은 물론 장거리 순항미사일과 일본열도를 넘어 태평양에 이르는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그뿐만 아니라 해상 완충구역 내 포병 사격을 감행하는 등 2018년 체결한 '9·19 남북군사합의'도 무력화하고 있다.

10월10일 '조선노동당 창건 77주년 기념일' 전날까지 실시한 전술핵 운용부대들의 군사훈련을 현지지도한 김정은 총비서는 "적들이 군사적 위협을 가해오는 속에서도 여전히 계속 대화와 협상을 운운하고 있지만 우리는 적들과 대화할 내용도 없고 그럴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며 지속적인 핵무기 고도화는 물론 군사 도발에 나설 것임을 천명했다.

미국은 지난 12일과 27일 공개한 '새 국가안보전략(NSS)'과 '2022 핵태세보고서'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로 가는 가시적인 진전을 만들기 위해 북한과 지속적인 외교를 추구하는 동시에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미사일 위협에 맞서 확장억제도 강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김정은 정권이 핵무기를 사용하고 살아남을 수 있는 시나리오는 없다"며 "북한이 미국이나 동맹국, 파트너에게 핵 공격을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으며 정권의 종말로 귀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리 정부도 14일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및 대북 제재 회피에 기여한 북한 인사 15명과 기관 16곳에 대해 독자 제재 대상으로 추가 지정하는 등 약 5년 만에 대북 독자 제재 조치를 단행했다.

이처럼 10월의 한반도는 그 어느 시기보다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 있었고 그 위기는 현재진행형이다.

대화의 문을 닫고 위기 상황을 조성하고 있는 북한이 먼저 움직여야 하는 '담대한 구상' 이외에 우리 정부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없을까?

윤석열 정부는 출범 초기 대북 정책 중 하나로 북한 매체를 개방하겠다고 했다. 특히 지난 7월 통일부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북한의 언론, 출판, 방송 등의 단계적 개방을 통해 상호 이해와 공감대를 넓혀가며 민족 동질성을 회복하겠다'고 했다. 진보정권에서도 시도하지 못한 과감한 계획이다. 우리 정부가 먼저 북한 매체를 개방한다면 대외 정보 유입을 철저히 막고 있는 북한에 대해서도 개방을 압박할 수 있는 수단이 생기는 것이다. 사실 북한은 2020년 12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채택하고 남한 문화콘텐츠의 시청 및 유포, 등록되지 않은 TV·라디오·컴퓨터 등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경우 형사적 처벌을 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남한식으로 말하거나 글을 쓰는 것, 남한 창법으로 노래를 부르는 것도 처벌하고 있다. 이 밖에도 다른 나라의 휴대전화를 보관만 해도 노동교화형을 받게 된다.

북한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북한 주민들의 '정보 접근권' 보장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북한 정보에 대해 문호를 활짝 열어 놓아야 한다. 서독은 분단 이후 통일이 될 때까지 동독 방송을 금지한 적이 없다. 동독 방송이 서독 체제에 위협이 되지 못한 것처럼, 북한 정보가 우리 체제에 위협이 되지는 못한다. 북한 웹사이트 접속부터 개방해도 된다. 현재 북한의 모든 웹사이트에 대한 국내 접속은 차단되어 있다. 디지털 시대 온라인부터 기본권으로서의 정보 접근권을 적극적으로 보장할 때 또 다른 북한 변화를 이끌어낼 기회가 생길 것이다.
박문우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수석연구원, 북한학 박사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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