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우울에 심리치료 효과적…미술치료로 긴장·불안 완화할 수 있어

정수미 미술치료학 박사

요즘 우리 사회의 청소년들이 겪는 우울 증상을 단순히 개인적 성장발달의 과업으로 간과하기에는 청소년 가출, 범죄 등의 사회 부적응 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표출되는 경우가 늘고 있어, 청소년 우울의 원인을 파악하고 올바른 심리치료 개입을 통해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이 요구된다.

청소년기에 경험하는 우울은 학교생활뿐만 아니라 대인관계와 자기 성장을 방해함으로써 발달과정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주요한 정신건강 문제다. 청소년기 우울은 대체적으로 즐거운 기분을 느낄 수 없고, 사회적으로 위축되고 자아존중감이 낮고, 집중력이 떨어져 학업성적이 저하되고, 학교적응에도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청소년기의 우울은 다양한 양상을 보이는데 가장 흔히 나타나는 느린 행동과 사고, 수행능력과 활력의 감소 외에도 오히려 끊임없이 부산하게 활동하거나 가출, 도벽, 무단결석과 반항적 행동 등과 같은 문제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우울 증상이 적절히 해결되지 않고 지속될 경우 성인기안의 삶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정신건강 문제이므로 예방과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라고 불리지만 청소년의 우울은 성인 우울과는 달리 생물학적 원인에 의한 것이기보다는 사회 심리적인 스트레스와 가족 기능약화가 주요 원인이다. 그 후유증으로 학업, 사회적 기능에 어려움을 가져오고 반항, 비행, 자학적, 공격적인 행동으로 표출될 수 있다. 극단적으로 충동적인 성향으로 유발되는 우울 증상은 자살로 이어지기 쉽다. 청소년의 자살은 일시적인 스트레스와 충동성의 정서적 요인과 관련이 있으며 우울은 자살 생각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청소년의 우울증 치료에는 심리치료가 효과적인 방법이다. 특히 미술치료는 청소년의 특성에 적합한 창조적 활동을 청소년 심리에 가장 잘 연결해 주는 치료 방법 중의 하나다. 그림에는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느낌과 생각, 공상, 갈등, 걱정,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대한 지각이 담겨 있다. 청소년기는 본능적인 욕구와 의혹들 그리고 문제점들과 정서적인 혼란으로 가득 차 있고, 그들의 정서적인 관심과 자기표현을 위한 배출구가 필요한 시기다. 미술 매체를 통해 내면의 감정을 표현하는 미술치료는 그림의 개입으로 언어적 표현을 쉽게 해주고, 잠재적 긴장이나 불안을 완화해 주며, 감정이나 사고가 자신도 모르게 구체화되는 동시에 구체적인 유형의 자료를 남기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미술은 사회적으로 수용되는 긍정적인 방식으로 분노, 적대감 등을 해소할 수 있는 정화의 기능을 하고, 자신을 극도로 방어하고 있을 때 진실을 그대로 드러나게 해 줌으로써 개인의 무의식적인 갈등, 정신 역동을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미술 활동을 통한 자기표현이나 주요 대상인 가족표현, 그에 따른 여러 가지 사건과 감정들을 표현하는 것이 우울증을 극복하고 건강한 정신을 갖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양한 미술 활동을 통한 욕구불만의 발산은 우울한 청소년의 자아개념과 자긍심을 향상하고 대인관계 기술을 증진함으로써 그들이 가정 및 학교생활에서의 여러 가지 문제를 자율적으로 대처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해 준다.
정수미 미술치료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