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전기차 부품 국내 최대 경쟁력
포항 영일만항과 포스텍 등 연구기관 포진
세계 1위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완성차 생산 공장 '기가 팩토리(Gigafactory)'의 국내 유치 후보지로 대구와 포항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자동차 부품 경쟁력이 높은 대구는 '전기차 선도 도시'를 표방하며 수 년전부터 정략적으로 관련 인프라 확충에 공을 들여왔고, 엘앤에프 등 테슬라에 제품을 직접 공급하는 걸출한 스타기업도 있다. 포항은 영일만항과 함께 에코프로·포스코케미칼 등 유력 배터리 기업 및 집적단지가 포진돼 있다. 유치전에 뛰어든 두 지역은 국내 다른 지자체보다 테슬라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월등히 높은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29~30일 이틀간 대구와 포항 등 전국 10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테슬라 공장 유치 제안 설명회를 열었다. 참가한 지자체는 대부분 자동차 관련 인프라가 확보된 곳이다. 이 자리에서 산업부는 테슬라 공장 유치 계획안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대구시는 대구국가산업단지(달성군 구지면) 2단계 조성과 인근에 제 2국가산단 지정 추진 등 부지 확보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특히 주력 산업인 자동차 부품 기업이 밀집해 있어, 부품 공급이 원활하다. 미래모빌리티 도시 도약을 위해 모터, 감속기 등 전기차 관련 부품 개발사업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전기차 핵심 부품인 2차 전지 수급도 강점으로 꼽힌다. 대구의 간판기업인 '엘앤에프(시가총액 8조482억원)'는 이미 테슬라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니켈함량이 90%이상인 양극재를 공급한다.
대구시 관계자는 "역량있는 차 부품기업이 다수 있고, 전기차 전환을 위한 밸류체인도 확고하게 구성돼 있어 테슬라 공장 유치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했다.
포항도 유치에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영일만항 물류 인프라와 글로벌 철강회사인 포스코의 안정적인 철판 공급망을 구비하고 있다. 전기차의 핵심인 2차전지 산업 생태계와 포스텍 연구기반까지 구축돼 있다. 포항시는 공장유치 입지로 영일만 배후산업단지와 블루밸리산단을 염두에 두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포스코 중심의 스틸 클러스터, 포스코케미칼(시총 17조806억원)·에코프로·삼성SDI·LG에너지솔루션 등 배터리 클러스터, 포항·경주 자동차부품 클러스터 등 3대 핵심 축이 완성된 상태"라며 "테슬라 공장이 유치되면 포항제철소 1기 종합 준공(1973년)이후 지역 경제발전의 최대 전환점이 될 것이다. 1만명 이상의 고용창출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윤석열 대통령은 테슬라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와의 화상 면담을 통해 기가 팩토리 건설 등 국내 투자를 요청했다. 머스크는 "한국을 최우선 투자 후보지 중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 기가팩토리는 연간 150만대 이상 완성차를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99만1천700여 ㎡~132만2천여㎡(30만~40만평)이상의 부지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경북연구원도 테슬라 기업 유치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대경연 측은 "테슬라는 전 세계에 17개 공장을 갖고 있는데 북극항로를 개척한다는 면에서 한국은 매력적인 후보지다. 포항 신항만의 접근성, 대구경북 지역 내 2차전지 기업 등 경쟁력이 있다. 이런 장점을 강조하는 한편 균형발전 차원에서 유치가 필요하다는 방향으로 접근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마창성기자 mcs12@yeongnam.com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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