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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하나 되어

2022-12-07

[문화산책] 하나 되어
김미진〈영남대 겸임 교수〉

전 세계 축구인의 축제 '월드컵'이 개막했다. 월드컵은 4년에 한 번 개최되는 경기로, 세계 최고의 축구 국가대표팀을 가리는 국가대항전이다. 축구라는 종목 자체로도 인기가 높은 편이기도 하지만, 한국의 경우 2002년 4강 신화를 쓴 이후로 월드컵 인기는 더욱 높아진 모양새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도,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축구 규정도 잘 모르는 사람들까지 하나가 돼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경기를 응원한다. 물론 이러한 모습은 월드컵뿐만 아니라 국가대항전이 이뤄지는 스포츠 경기에서 자주 나타난다. 세계 최대 스포츠 행사라는 올림픽에서도 애국심으로 뭉쳐서 모두 하나 돼 외치는 응원의 함성에 뭉클한 감정까지 느껴지기도 한다. 필자가 전공하는 무용의 경우 국가대항전도 없을뿐더러 누군가와 경쟁을 이루는 자체가 극히 드물어서 부럽기까지 했다.

2024년 파리 올림픽을 통해서 이런 부러움을 해소할 기회가 왔다. 파리 올림픽에서 브레이크 댄스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춤을 통한 경쟁과 더불어 하나 돼 응원하는 국민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게 되었다. 브레이크 댄스는 1970년대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스트릿 댄스의 일종으로, 음악에 맞춰 각종 기술을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스트릿 문화로서 서브컬처로 인식되며 일부 젊은 층에서 즐기는 문화로 제한됐던 것이 메이저 문화로 진입하며 예술성과 감동을 담아내는 스포츠로 발돋움하고 있다.

브레이크 댄스 종목은 비보이(b-boy), 비걸(b-girl)이다. 각각 1개의 금메달로, 총 2개의 금메달을 걸고 진행된다. 16명의 비보이와 비걸이 일대일로 진행하는 경기이며 세부적인 경기 규칙은 아직 공표된 바 없다. 사실 경기 규칙은 잘 몰라도 상관없다. 우리가 축구의 규정을 잘 알고 있어서 같이 응원하고 좋아하는 것인가? 김연아의 스케이팅을 보면서 규칙을 따지며 보고 있는가? 브레이크 댄스는 신체를 활용해서 아름다운 동작을 만들어내고 그 동작에 나타나는 예술성을 겨루는 종목이다. 아름다움을 감탄하고 응원하는 일만 해도 될 것이다.

브레이크 댄스 종목의 메달 전망도 괜찮은 편이다. 한국의 비보이 댄서들은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세계 비보이 순위를 발표하는 비보이 랭킹즈에서도 한국인 댄서가 1위로 랭크돼 있을 정도다. 이러한 지표를 통해 대한민국이 강력한 우승 후보로서 점쳐지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브레이크 댄스 종목에서 댄서들이 태극마크를 달고 국위 선양에 앞장설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또 온 국민이 하나 돼 한국 댄서를 응원하는 모습을 설레는 마음으로 상상해 본다.김미진<영남대 겸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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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진 영남대 겸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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