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창업, 단독보다 효과적
인력구성 등 초기 여건이
수도권보다 불리한 지역은
서로간 장점을 공유하면서
협업하는 공동창업이 답
![]() |
이재훈 아이스퀘어벤처스 대표 |
지난 20년 이상 지역에서 테크노파크를 경영하며 성공하는 회사, 지지부진한 회사, 없어지는 회사들을 경험하다 최근 2년 동안 수도권에서 벤처캐피털을 경영하며 유사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무엇이 성공 요인이고 무엇이 실패 요인인가에 대하여 명확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사람이 가장 중요하고, 단독창업에 비해 공동창업이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물론 공동창업한다고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지만, 함께 꿈을 꾸고 비전을 공유하며, 서로의 아이디어를 구현하고, 책임을 나눠 갖는 사람이 더 많아지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핵심인력의 구성, 즉 창업팀 혹은 동업자 구성이 초기 기업의 운명을 결정하므로 대부분의 벤처캐피털은 단독창업에 비해 공동창업에 대한 투자를 선호한다.
국내외적으로 수많은 공동창업의 성공사례가 있다. 애플의 잡스와 워즈니악, 구글의 페이지와 브린 등 3인,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이츠와 앨런, LG그룹의 구인회 회장과 허만정 회장, 넥슨의 김정주 회장과 송재경 대표, 네이버의 이해진 회장과 김범수 의장 등 8인, 이루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애플 공동창업자인 워즈니악은 2006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난 내가 잘하는 것인 컴퓨터 개발에 몰두하였고, 잡스는 그 제품에 감성적 디자인을 담은 결과 성공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처럼 워즈니악의 기술력과 잡스의 사업적 감각은 시너지를 발휘하여 오늘날 애플이 탄생한 것이다. 물론 공동창업자 간 갈등으로 송사로 이어져 친구가 원수로 되거나 결별하여 실패하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파트너십을 발전시켜 세계적인 기업으로 남아있다.
전통을 잘 지키는 보수색채가 강한 지역이어서 "동업하면 돈 잃고 사람 잃는다" "형제 간에도 동업은 절대 하지 말라"라는 옛말을 잘 따라서인지는 몰라도 우리 지역은 수도권에 비해 공동창업보다 단독창업이 많다. 동업이 어렵고 미묘한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융합기술이 대세이고 복잡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어 앞으로 동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물론 팀 구성의 중요성과 핵심가치를 공유하고 서로를 존중하며 파트너십을 무너뜨리지 않는 공동자를 잘 선택하여야 한다.
자본주의 제도 중 가장 성공작이 '주식회사'이다. 주식회사에서 주식은 영어로 'share'인데 이 share의 동사적 의미가 바로 '공유하다'이다. 만약 창업자가 기술과 돈을 모두 가지고 있다면 개인회사로 남으면 되지 굳이 주식회사를 만들 필요가 없다. 하지만 기술은 가지고 있으면서도 돈이 없는 경우 창업자는 유한책임을 전제로 투자자로부터 돈을 받는 대가로 자신의 기술을 '공유'하는 것이 바로 주식회사이다. 주식회사 제도가 인류 역사 최고의 발명품이란 찬사를 받는 이유가 바로 공유기반 유한책임 제도이자 일종의 공동창업이기 때문이다.
금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국이 포르투갈을 이기고 16강 진출이라는 드라마를 쓴 것도 모두 팀워크, 즉 개인이 아닌 팀 승리라는 목표를 향해 협업한 결과이다. 이처럼 팀워크가 스타보다 강하듯이 공동창업은 단독창업보다 효과적이다. 특히 여러 가지 여건이 수도권에 비해 불리한 지역에서는 단독창업보다는 서로 간 장점을 공유하면서 협업하는 공동창업이 답이다.
이재훈 아이스퀘어벤처스 대표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