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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규의 수류화개(水流花開)] 소나무...王家의 묘터 명당으로 만들어주는 '금강송 군락'

2023-01-13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금강송…목재로서 가치 높아
도승이 알려준 이양무의 묘터…후대 왕자 출생 예언
금강송 숲 준경묘 마련, 5대가 지난 후 이성계가 왕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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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경묘와 주변 송림. 준경묘는 태조 이성계의 5대 조부 이양무의 무덤이다.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이라는 구절로 애국가에도 등장하는 소나무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나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이기도 하다. 지난해 8월 국립산림과학원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 일반인 37.9%·전문가 39.3%가 소나무를 가장 좋아한다고 응답했다. 일반 국민은 경관적 가치(29%)와 환경적 가치(24.8%)를, 전문가는 역사·문화적 가치(36%)와 경관적 가치(24.6%)를 이유로 소나무를 가장 좋아한다고 응답했다. 이어 2위 단풍나무(16.8%), 3위 벚나무(16.2%), 4위 느티나무(5.8%) 순으로 나타났다. 이전 여섯 차례의 조사에서도 줄곧 가장 좋아하는 나무 1위를 기록했다.

소나무 종류 중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소나무로 금강송이 꼽힌다. 황장목, 미인송, 춘양목 등으로도 불리는 금강송은 목재로서의 가치도 가장 높게 평가받는다.

이런 금강송으로 조성된 숲 중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곳이 강원도 삼척 준경묘 금강송 숲이다. 이곳의 소나무는 '철갑을 두른 듯'한, 껍질이 두껍고 큰 일반 육송과는 차원이 다르다. 모두 키가 20~30m로 클 뿐만 아니라 하나같이 곧고 미끈하게 솟아 있다. 껍질도 얇고 붉은 기운이 감돈다. 보통의 소나무 숲과는 다른 기운이 느껴진다.

이 숲의 소나무는 특히 목재로서 최고의 가치를 지닌 나무로 대접을 받는다. 그래서 옛날부터 궁궐의 건물을 중건하거나 복원하는 데 사용됐다. 2008년 화재로 타 버린 숭례문이나 광화문의 복원 공사를 위해 이곳 소나무 수십 그루가 베어져 기둥이나 대들보로 쓰였다. 준경묘 금강송은 1961년 숭례문(국보 1호) 중건 당시에도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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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삼척시 미로면 활기리에 있는 준경묘 초입의 금강송 숲.

아름드리 금강송 숲 한복판에 있는 준경묘는 세종의 6대조 이안사의 아버지, 그러니까 세종의 7대조인 이양무의 무덤이다. 두타산(해발 1천357m)의 배꼽에 해당하는 천하명당으로 알려진 이 준경묘는 조선 왕조 탄생의 전설이 깃든 곳이다. 이안사가 도승의 계시를 받아 얻은 이 명당자리에 부친 이양무 묘를 쓴 후 5대에 이르러 조선이 건국됐다는 '백우금관(百牛金冠)'의 전설이다.

이양무의 묘터를 구하러 산속을 헤매던 이안사가 우연히 한 도승의 말을 엿듣게 된다. 도승이 그 자리를 두고 혼잣말로 "소 100마리를 잡아 제사하고 금으로 된 관을 싸서 장사를 지낸다면 5대 안에 왕자가 출생할 자리"라고 한 것이다. 이안사는 그 자리에 아버지를 묻기로 마음먹지만, 가난한 형편에 소 100마리와 금으로 된 관은 언감생심이었다. 궁여지책으로 소 100마리를 흰 소 한 마리로 대신했다. '일백 백(百)' 자와 발음이 같은 '흰 백(白)'의 흰 소, 즉 백우(白牛) 한 마리를 쓴 것이다. 금관은 귀리 짚으로 엮어 만들었다.

이렇게 명당자리에 쓴 이양무의 묘가 지금의 준경묘다. 도승의 예언대로 묘를 쓰고 5대가 지난 뒤에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개국하고 왕위에 올랐다.

준경묘는 노동산(蘆洞山) 정상 부근에 있다. 묘는 골짜기 두 개가 합쳐지는 작은 분지 위쪽에 자리하고 있다. 경사진 곳에 축대를 쌓아 조성한 묘는 그리 크지 않고, 그 아래 정자각과 표석, 홍살문, 연못 등이 있다. 묘역은 잔디밭으로 관리하고 있다.

일반인이 보기에 준경묘를 명당으로 만들어주는 주인공은 주변의 소나무다. 금강송 군락지로 울진 소광리가 규모도 크고 유명하지만, 준경묘 주변 금강송 숲도 소광리 못지않다. 준경묘 주변의 소나무들은 궁궐 목재로 사용하기 위해 문화재청의 소유로 되어 있으며, 삼척시가 관리하고 있다. 면적은 507만1천126㎡에 이르고 소나무만 34만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

금강송 중에서도 최고의 금강송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곳의 소나무 가운데서도 가장 아름다운 나무로 뽑힌 금강송이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소나무인 충북 보은의 정이품송과 혼례를 올린 금강송 한 그루가 그 주인공이다. 준경묘역 입구 오른쪽 비탈에 서 있다.

글·사진=김봉규 전문기자 bgkim@yeongnam.com


☞[김봉규의 수류화개(水流花開)] 소나무(2)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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