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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건강칼럼] 조현병 환우들을 위한 기도

2023-01-17

남 눈엔 잘 띄지만 스스로는 잘 몰라
현실 검증능력↓…사람과 관계 단절
입원치료, 격리로 오해 거부감 높아
사회서 이들 품고 치료환경 조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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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호순 곽호순병원장

마음이 불편하고 마음이 아픈 많은 병이 있지만 그중 조현병은 정말 걱정스러운 병입니다. 대부분의 병은 자기 스스로 병듦을 알고 그 병으로 인한 불편함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현병을 가진 사람들은 그렇지 못합니다. 남의 눈에는 잘 띄는 병이지만 자기 스스로는 잘 알 수 없는 병이 바로 조현병입니다. 이런 현상은 이 병의 중요한 특징입니다. 조현병을 가진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남들이 자기를 관찰한다고 느끼는 탓에 남들이 자기를 무시하는 것 같고 남들이 자기를 해롭게 할 것처럼 여기기도 합니다. 이런 특징으로 그들에게 치료를 권유하거나 심지어는 입원을 권유하면 화를 내거나 오해를 하는 현상이 있습니다. 이것이 안타깝습니다. 자기가 자기 병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병은 중요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단절시킵니다. 현실에 대한 검증 능력이 떨어져 이들이 하는 말은 이상하게 들리고 이들이 하는 행동은 이상하게 보이며 이들이 표현하는 감정은 서로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할 수 없어 이상하게 봅니다. 이들 중에는 일부 엉뚱한 생각을 사실로 믿고 있거나(망상), 남들은 들을 수 없는 소리(환청)를 듣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생각이나 환청은 대부분 자기를 비난하거나 꾸중하거나 감시하거나 질책하는 내용들이어서 이때 피해망상이 많이 생깁니다. 그뿐만 아니라 드러나지 않는 증상을 앓고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고립되어 있거나 혼자 마음의 벽을 두르고 소통의 문에 빗장을 걸고 있을 때가 많습니다. 손을 내밀어도 손을 잡는 방법을 알 수 없어 하며 마음을 나누는 방법을 모를 때가 많습니다.

이병의 진단은 어렵습니다. 잠시 마음의 혼란이 있다고 해서 혹은 잠시 혼자만의 생각으로 남들과 거리를 둔다고 해서 이 병으로 진단하는 실수를 하기 쉽습니다. 진단의 제일 중요한 기준은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는 것일 겁니다. 게다가 망상이나 환청 같은 증상이 있거나 혹은 드러나지 않는 음성증상 중 몇 가지가 있을 것이며 적어도 6개월 이상은 살펴봐야 합니다.

이 진단이 내려지면 그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큰 낙인이 찍히게 됩니다. 이 조현병이 아직은 잘 알 수 없는 병이라는 것과 기이하고 이상해서 나와 다르다고 하는 이유로 거리감을 두고 게다가 낙인을 찍는 습성이 우리에게는 남아 있습니다.

이 조현병의 원인은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어떤 이는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오는 병이라고 하고 또 어떤 이는 유전적인 병이라고 하며 또 누군가는 뇌 기능이 잘못된 병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이 다양한 이론들이 다 이 병의 원인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즉 심리적인 원인(성격, 스트레스, 정서적 혼란 등), 생물학적인 원인(뇌의 전두엽이나 변연계의 장애, 도파민 같은 신경전달 물질의 장애 등) 그리고 사회문화적인 원인(삶의 환경, 양육의 문제, 주변 스트레스, 빈곤 등)들이 다 작용을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새해에는 이 병의 원인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져서 이들을 치료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역사가 있기를 기원합니다. 원인이 밝혀지고 잘 치료되어 자기로부터 돌아와 사랑하는 사람들 곁에서 지낼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현재 이 병의 치료 기술은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약물치료는 겨우 급성기 증상이나 양성 증상의 일부만 호전 시켜 줄 뿐입니다. 그러나 이 약물들은 부작용이 적지 않고 무엇보다 이들이 약을 잘 먹지 않으려고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게다가 입원치료는 거부감이 심하고 입원시키는 행위를 사회로부터 격리시키고 가두는 것으로 오해합니다. 그래서 이 방법도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제일 좋은 방법으로는 사회에서 이들을 품어 치료 환경을 조성하고 이들의 치료를 같이 도우며 격리하지 않고 우리 곁에서 재활을 병행하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이 치료방법은 아직은 널리 사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치료를 위해서는 사회적인 인식이 바뀌어야 하고 다들 치료에 동참해야 하며 이때 드는 비용도 감당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바라옵건대 새해에는 사회적 인식이 많이 개선되고 좋은 치료가 개발되고 낙인이 사라져 이들에게 회복과 재기를 위한 큰 은혜가 내려지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곽호순 <곽호순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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