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예의리 '삼백농산 풍경원'
中 북경중의대 졸업 최성혜 대표
1980년대 첫 재배 祖父 뜻 이어
56만㎡ 농장 운영·상품화 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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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혜 삼백농산 풍경원 대표가 상주시내에 있는 직판장에서 산양삼을 들어 보이고 있다.(풍경원 제공) |
경북 상주시 외서면 예의리(禮儀里). 삼백농산 풍경원(대표 최성혜·41)이 자리한 곳이다. 예의리는 당초 여우골로 불리었다. 여우골이 어떤 과정을 거쳐 예의리가 됐는 진 확인할 수 없으나 한자어로 이름이 정비되기 직전엔 예의골로 불렸다고 한다.
삼백농산 풍경원이 위치한 큰 재박골에 가보면 옛날에 왜 여우골이라 불렸는지 짐작이 간다. 첩첩 산 중, 깊은 골이다. 그 곳에서 산양삼과 순나물·버섯·곶감이 생산된다.
최성혜 풍경원 대표는 중국 북경중의대를 졸업하고 돌아와 가족들과 함께 산양삼과 약초 등을 재배하고 있다. 산양삼은 재배라고는 하지만 땅을 일구고 비료를 주고 병해충을 방제하는 일과는 다르다. 자연 상태의 땅에 씨를 뿌리고 외부 간섭을 막는 게 최선의 농사일이다.
그렇다고 최 대표와 가족이 한가한 것은 아니다. 풍경원의 농장은 예의리 큰재박골과 대전리 앞산골 등에 56만여 ㎡가 펼쳐져 있다. 할아버지로부터 물려 받은 산이다. 이 넓은 산지에서 약초를 재배하고 임산물을 채취하느라 쉴 틈이 없다. 일 년 내내 산을 오르내리며 쉬없이 일을 한다.
초봄엔 고로쇠·자작·다래나무 수액을 받고 초여름 까지는 두릅과 음나무·가죽순을 채취한다. 깊은 산중이라 평지보다 계절이 늦다. 여름에는 산양삼 열매를 따서 모으고 좋은 산양삼을 골라 술을 담그기도 한다. 가을에는 송이와 능이·싸리 버섯을 딴다. 감을 따서 곶감을 만드는 한편, 텃밭에 재배한 배추를 절여 김장용으로 판매한다. 겨울에는 곶감이 출하된다.
산양삼 재배는 할아버지가 1980년 대에 처음 시작했다. 인공이 가미되지 않는 곳에서 산양삼을 제대로 재배하기 위해 인적이 드문 큰 재박골로 들어왔다. 할아버지는 질 좋은 산양삼을 길러내는 데 온 힘을 쏟았다. 덕분에 지기(地氣)를 제대로 품고 진한 향을 풍기는 상품(上品) 산양삼을 수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적당한 판매 수단을 확보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명절 같은 대목엔 수입이 좋았지만 그렇지 않은 시기엔 판매량이 뚝 떨어졌다.
할아버지의 산양삼 재배를 최 대표의 아버지가 물려 받았지만 서울에서 언론계에 종사하다 늦게 귀향한 탓에 노하우를 제대로 전수 받을 시간이 없었다. 5년 후 최 대표가 합류하면서 본격적인 농장 경영이 시작됐다.
최 대표는 산양삼을 제대로 재배하고 임산물을 상품화하기 위해 농업법인 풍경원을 세우고 판로확보에 나섰다. 시내에 직판장을 열고 단골 소비자들의 욕구 충족을 위해 작목을 다양화했다. 농장의 매출이 오르고 일이 많아지자 남편 하정원(45)씨와 사촌동생 경민(36)씨도 손을 보탰다.
최성혜 대표는 "풍경원은 원시림과 같은 깊은 산속의 건강을 그대로 전달해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며 "농장을 방문해 직접 확인하는 것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하수기자 songam@yeongnam.com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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