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시절에 쓴 업무일지 살펴보며
29년간 경험·사실 가감 없이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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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종의 지음/법률신문사/392쪽/1만8천원 |
저자는 1969년 5월 대구지검 검사를 시작으로 1995년 9월 대검찰청 차장검사까지 검찰에 몸담고,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6년 12월 당시 장관급이던 법제차장에 발탁돼 김대중 정부 출범 직후인 1998년 3월까지 공직에 헌신했던 원로 법조인이다. 책은 저자의 29년 공직 생활에 대한 '회고록'이다.
저자는 검사 시절 작성한 수십 권에 이르는 업무일지를 갖고 있다. 업무일지에는 회의 메모부터 인사말까지 모든 내용이 빼곡히 적혀 검찰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저자는 그 기록을 자세히 살펴보며 회고록을 썼다. 검찰의 숨어있는 역사를 바로 알리고, 자신의 과오까지 그대로 드러냈다. 이전의 많은 회고록이나 자서전에 나오는 자화자찬은 거의 없는 솔직한 '자기 고백록'이다. 그는 회고록을 남기는 이유에 대해 공직 생활 중 저지른 잘못을 가감 없이 드러내 공직자들이 이를 거울삼아 자신과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오직 자신만이 알고 경험한 사실을 글로 써두어야 한다는 소명 의식에서 책을 냈다.
회고록에는 서울지검 평검사 시절 인적사항이 뒤바뀐 석방 지휘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서명 날인해 구속기소 해야 할 피고인이 풀려나 1주일 만에 해결한 일화 등이 담겨 있다. 대검 강력부장으로 범죄와의 전쟁 업무를 수행하면서 난관 끝에 서울 등 6개 검찰청에 강력부를 신설하고, 반드시 검거해야 할 두목급 조직폭력배 30명의 명단을 확정해 김태촌 등을 구속한 이야기도 펼쳐진다. 또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있으면서 지휘했던 '슬롯머신 사건'으로 검찰 내부 인사들의 비위 사실까지 드러나며 파장이 커지자 사표를 제출했지만 반려된 일화도 담았다.
대한민국 법조의 산증인이자 법치주의 확립을 위해 고민하는 그의 회고록을 통해 법조인의 삶과 한국 현대사의 흐름까지 함께 엿볼 수 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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