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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상주 원터 샘, 솔티고개 미륵불…지자체가 보존 나서라"

2023-02-08
위기의 상주 원터 샘, 솔티고개 미륵불…지자체가 보존 나서라
석회암반에서 솟는 원터샘. 과거 주민들이 식수로 사용하기 위해 설치한 파이프가 남아 있다.
'경북 상주시 사벌면 목가리 원터에는 소문난 샘물이 하나 있는데 이 물을 마시면 과거에 합격하고 장수한다는 소문이 나돌아, 조선시대 행인들이 영남대로를 가다 꼭 들렀던 곳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물은 아직도 동네 주민들의 식수로 이용되고 있다. … 원터에서 태봉리로 넘어가는 솔티고개 옆에도 괴이한 전설을 간직한 미륵불상이 지금은 과수원으로 변한 한쪽 길 옆에 남아 있다.'(영남일보 1997년 10월 23일자 <영남대로 일천리·40> 언국마을~솔티고개 中)

 

영남대로의 명물인 상주의 원터 샘과 솔티고개 미륵불에 대한 보존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역사적 가치가 있는 만큼 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원터 샘
조선시대 행인들 들렀던 곳
심한 가뭄에도 안마르는 샘
사방 3m 정방형, 깊이 2.8m
석회암반석 굴에서 샘 솟아
아직도 마을 주민 식수 사용
 


목가리 원터 샘물은 상주 지역 역사서 '상산지'에 '샘물이 바위 구멍 사이로 용출하는 데 그 사방과 밑은 함과 같이 다듬어져 있으며 아무리 심한 가뭄에도 줄지 않고 겨울에는 더운물, 여름에는 찬물이 솟아 샘 아래로 흘러 10여 두락의 논에 물을 공급하여 농사를 지어 예부터 대정원(大井員)이라고 한다'고 기록돼 있다. 이 샘은 마을에 상수도가 보급되기 전까지 모든 마을 사람들이 식수로 사용했다.


샘은 사방 3m 의 정방형에 깊이 2.8m정도이며 석회암반 속으로 뚫린 굴에서 솟아난다. 물은 계속 솟아 나오지만 워낙 맑고 고요해 언뜻 물이 없는 것으로 착각을 할 정도다. 믿기는 어렵지만 옛날 함창 이안천의 가의들에서 보리 짚단이 이 물구멍으로 빠져 나왔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위기의 상주 원터 샘, 솔티고개 미륵불…지자체가 보존 나서라
괴이한 전설을 간직한 솔티 미륵불.

솔티고개 미륵불
경북 문화재 자료 제437호
주민이 미륵계 구성해 관리
매년 3·4월 중 날잡아 제사
절터였던 곳 지금 감나무밭
계원 숫자도 점차 줄어들어

 

미륵은 '상주목가리석조관세음보살입상'으로 경북도 문화재자료 제437호로 지정되어 있다. 미륵에 대해 마을 사람들은 흔히 '미륵님' 또는 '암미륵불'이라 일컫는다.


오래전부터 목가리와 두릉리, 외서면 연봉리 주민들로 구성된 미륵계가 있어 그 계원들이 미륵불을 관리하고 해마다 3·4월 중에 좋은 날을 잡아 제사를 지내고 있다.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어느 날 안영태씨(미륵계원·연봉리)의 증조부 꿈속에 미륵이 나타나 비와 눈을 피할 수 있도록 해주면 서울 과거 길에 넘나드는 고개를 혼자라도 다닐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했다'고 한다. 솔티 고개는 인적이 드물고 험하여 큰 짐승이 많이 나타났기 때문에 고개 넘기가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꿈이 너무 이상하여 가까운 친구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친구 역시 같은 꿈을 꿨다고 해 30여 명이 '미륵계'를 모아 제사를 지내기 시작했던 것으로 전한다.


지난 1997년 영남일보의 '영남대로 일천리' 취재팀이 다녀갈 때만 해도 미륵불 옆에는 3층 석탑이 있었으나 2007년 12월 도난당해 지금은 탑의 기단만 남아있다.


미륵불이 위치한 곳은 원래 절이 있었다고 전하나 지금은 감나무 밭으로 변해 있으며 바닥에 깨어진 기와 조각만 나뒹굴고 있다. 미륵계원도 종교나 고령 등의 이유로 숫자가 줄어 관리가 힘들고 인적도 드물다. 이 때문에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3층 석탑이 도난당한 것처럼 미륵도 어떤 피해를 입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원터 샘 또한 주민 대부분이 수돗물을 이용하고 있어 점점 방치돼가고 있다. 이 대로 가다가는 영남대로의 명물인 원터 샘과 미륵불이 점점 더 훼손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원터 마을 주민들은 "우리들 자체로는 더 이상 관리할 힘이 없다"며 "소중한 유물에 대한 역사적 조명과 보존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사진=이하수기자 songa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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