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30210010001418

영남일보TV

한 명을 위한 '감동' 졸업식…'장학금 싹쓸이'는 덤

2023-02-13

경북 성주군 대동초등학교에서 '나 홀로 졸업식'
졸업생 최민상군 20명 후배들에게 축하 받아
최 군이 지난해 전학 안왔으면 졸업식도 없을 뻔해
학교장상 등 7개 상장과 장학금 '독차지'
담임 김예란 선생님 "민상이 잘 적응해 줘서 고마워" 눈시울

한 명을 위한 감동 졸업식…장학금 싹쓸이는 덤
성주 대동초등 유일한 졸업생 최민성군과 교직원 및 전교생이 단체 사진을 촬영 중이다.

겨울비가 내린 지난 2월 10일 오전 10시 경북 성주군 대동초등학교에서는 단 한명을 위한 졸업식이 열렸다. 꿈나래관에서 열린 대동초등 '제 54회 졸업식'의 주인공은 6학년 최민상군이다. 최군만을 위한 졸업이기도 하지만, 최군이 없었다면 열리지도 못했을 졸업식이기도 하다.

최군은 지난해 1월 대구에서 이 학교로 전학 왔다. 최군이 오기 전까지 6학년 학급에 단 한 명에 학생도 없었고, 당연히 학년 담당 선생님도 없었다. 최군이 전학을 오면서 두 달 뒤인 지난해 3월 김예란 교사가 발령을 받아 학교로 왔다. 그렇게 최군은 담임선생님과 단둘이 1년간 수업을 했다.

이 학교 전교생은 21명에 불과하다. 대구 수성구 지역 초등학교 중 6학년 학급 중 인원이 가장 많은 경동초등(35명) 한 반 학생수 보다도 14명이 적다. 올해 입학 예정인 학생도 1명뿐이어서 다행인 전교생이 줄어들진 않는다.

그렇게 특별한 6학년을 보낸 최군 단 한명을 위한 졸업식은 최 군과 후배들의 바이올린 연주로 시작됐다. 그동안 최군의 활동을 담은 영상, 후배들의 축하 영상, 최군의 답사 영상 등의 순서가 진행됐다. 이 장면을 최군을 포함한 전교생 21명이 모두 함께 했다.

이어진 상장과 장학금들도 모두 최군이 받았다. 이날 졸업식에서 최군은 학교장상, 성주교육지원청교육장상, 성주군교원단체총연합회장상 등 7개의 상장, 그리고 대동초등 총동창회, 용암면 생활개선회장, 용암면 상록회 등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았다.

졸업식 중 눈물을 보인 김예란 선생님은 "교사 생활 중 처음으로 한 명으로 이뤄진 학급을 담당했다. 학생이 한 명이다 보니 활동할 수 있는 수업이 어떤 게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 다행히 민성이가 잘 적응해줘서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다"며 "잘하는 게 많은 학생인 만큼 자신의 재능을 빛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 명을 위한 감동 졸업식…장학금 싹쓸이는 덤
제54회 대동초등 졸업생 최민성군이 축하 케익 촛불을 끄고 있다.

최군은 올해 성주군 선남면에 있는 명인중학교로 진학한다. 다행히 이곳에는 도원초등, 선남초등 등 인근의 학교에서 학생들이 함께 진학해 여러 친구들과 한반을 이룰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군은 "중학생이 되면 새로운 친구들과 만나 함께 반을 이루고 지낼 수 있다는 사실에 기대가 된다"며 "저를 위한 졸업식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 담임 선생님과 함께한 칭찬스티커 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소감을 말했다. 

 

최군의 가족들은 동급생이 없었던 최군이 잘 적응해 기특하다고 했다.

 

최군의 어머니 박영록(51)씨는 "전학 당시 6학년에 민성이 밖에 없어서 학교생활을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다른 학년 아이들과 잘 어울리면서 적응해줘서 고맙다"면서 "민성이가 막내인데 이전 형제들의 졸업식 당시에는 경험할 수 없었던 졸업식을 준비해주신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한편,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에선 대동초등처럼 나홀로 졸업식을 진행한 학교는 수두룩하다. 경북의 경우, 이번 졸업시즌(2022년 12월~2월말) 졸업생인 0명인 초등학교도 32곳으로, 전국 광역단체 중 가장 많았다. 올 입학생이 없는 초등도 경북은 23곳으로 조사됐다.


글·사진=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정지윤

영남일보 정지윤 기자입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