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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타임] 이유 있는 승복

2023-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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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사회부기자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부'란 불멸의 명언을 남긴 링컨은 노예 해방을 승리로 이끈 세계인이 존경하는 미국 16대 대통령이다. 2012년 개봉한 영화 '링컨'에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링컨 대통령을 탁월한 승부사, 정적과 타협하는 협상가로 묘사했다. 그의 정치 철학에서 통합과 포용을 빼놓을 수 없다. 링컨이 정적인 에드윈 스탠턴을 국방장관에 임명하려고 하자, 참모들은 대대적으로 반대했다. 하지만 링컨은 "미운 사람은 사랑으로 지운다"고 설명하면서 참모들을 숙연하게 했다. 이후 스탠턴은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전시 국방장관 중 한 명이 됐다.

최재훈 대구 달성군수도 비슷한 전철을 밟고 있다. 최 군수는 국민의힘 공천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다 탈탕까지 감행한 강성환 전 대구시의원을 달성복지재단 이사장에 임명했다. 지역사회에선 크게 반대했지만, 소통과 통합으로 하나 되는 달성을 만들고자 하는 최 군수의 확고한 '철학'을 꺾을 수 없었다. 강 이사장의 향후 성과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달성의 새 역사를 썼다는 점에서 절반의 성공은 거뒀다는 평이다.

이제 달성군체육회장 차례다. 무자격 선거인단 구성 논란이 불거진 이번 선거에서는 김성제 전 체육회 실무 부회장이 당선됐다. 김 당선자는 당선 인사에서 "선거 과정에서 일어났던 일은 체육회를 아끼고 발전시키고자 하는 노력으로 이해한다"고 했다. 그렇다. 선거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김 당선자 역할이 중요하다. 낙선자를 안을 수 있는 포용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선거 때 상대 후보가 내건 공약은 고심하고 연구한 끝에 낸 결과물이다. 장기적으로 달성 체육 발전에 보탬이 되는 정책이라면 내 것으로 만들어 실천해야 한다.

낙선자도 마찬가지다. 그는 선거 도중에 거짓 선거인명부를 기획해 선거 업무를 방해했다며 군체육회 간부 2명을 고소했다. 해당 간부 1명은 고향 대선배, 나머지 1명은 까마득한 고향 후배다. 선거가 끝났음에도 고소를 취하하지 않으면 남는 건 끝없는 갈등과 반목뿐이다. 울화통은 터질 수 있다. 고소당한 간부 1명은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지난 1일자로 물러났으니, 그것으로 충분하다. 진정 당·낙선자가 달성 체육을 사랑하고 위하는 마음이 있다면, 승자의 넓은 아량과 패자의 깨끗한 승복이 뒤따라야 한다. 그래야 달성 체육계가 하나로 뭉칠 수 있다.

강승규 사회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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