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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14일 "국회가 국민들로부터 그 어느 때보다 지탄의 대상이 되고 불신을 받고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다만 국회 불신의 원인으로 정치인들의 부정부패를 꼽으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정조준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지금까지의 짧지 않은 의정 생활 동안 지금처럼 자괴감과 두려움이 엄습한 적이 없었다"라며 "자괴감의 정체는 우리의 노력과 분투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회가 국민들로부터 그 어느 때보다 지탄의 대상이 되고 불신을 받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먼저 지적하고 싶은 국회 불신 이유는 정치인들이 부정부패를 비롯해 중대한 범죄 혐의를 받는 일이 많다는 것"이라며 "현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러 가지 부정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 것은 더불어민주당뿐 아니라 국회 전체의 위신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했다.
국회 불신의 또 다른 요인으로 '내로남불'을 지적했다. 민주당과 이 대표 모두를 겨냥해 자성을 촉구한 것이다. 양당 모두에게 내로남불이 있지만 특히 민주당에게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강조한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 정권 5년 전체가 내로남불의 역사였다"고 비판하며 그 사례로 인사·재정·입법·적폐청산·민주주의 타령 등을 꼽았다.
입법과 관련해 주 원내대표는 "여당일 때는 아무 관심이 없다가 야당이 되자 입법을 서두르는 경우가 있다"며 "방송법, 양곡관리법, 노란봉투법이 대표적인 경우"라고 비판했다. 또 민주주의 타령 사례로는 드루킹 사건,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등을 거론하며 "민주주의의 꽃을 이렇게 짓밟고도 어떻게 민주라는 말을 쓸 수 있느냐"고 맹비난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 대표 역시 내로남불에서 빠질 수 없다며 불체포특권 포기를 압박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에 죄를 지으면 대통령도 구속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청와대 정문을 나서는 순간에 수갑을 채워서 구치소로 보내자고 했다. 그랬던 이재명 대표가 자신의 온갖 의혹에 대한 정당한 수사를 정치탄압이라고 항변하고 있다"며 "불체포특권 포기를 공약했던 민주당, 특히 이재명 대표가 불체포특권 포기 공약을 지킬지도 국민들은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압도적 다수 의석을 차지하자마자 합의제 핵심 요소들 대부분을 무력화하며 의회 민주주의를 형해화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입법독재'를 재차 비판한 것이다. 그는 '검수완박'법 처리 사례를 예로 들며 "위장탈당이나 다른 정당 혹은 무소속 의원 동원을 통한 안건조정위원회의 무력화는 두고두고 의회민주주의를 파괴한 흑역사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중요한 기둥은 독립적 사법부의 존재라고 강조한 주 원내대표는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 하에서 사법부는 독립성을 잃고 행정부의 시녀가 됐다"고 비판했다. 또 "조국 일가를 맹목적으로 옹호하는 친문세력이 정권에 대한 현재와 장래의 검찰 수사를 막으려고 검찰 자체를 파괴하려 했다"며 "추미애, 박범계 장관이 그 역할을 떠맡아 대한민국 75년 역사상 전례가 단 한 번밖에 없었던 수사지휘권 행사를 네 차례나 남발하며 검찰을 난도질했다"고 날을 세웠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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