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채색(분채) 사용해 채색화 기법으로 표현
자연의 아름다운 풍광 생생히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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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일진 '억새가 있는 우포늪' |
미술교사로 근무하며 작품활동을 펼쳐온 남일진 채색화전 '있음'이 21일부터 26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에서 열린다.
남일진은 억새가 지천인 경남 창녕 화왕산을 좋아해 억새를 화폭에 담기 시작했고, 경북 상주의 푸른 하늘과 향토색 짙은 꽃들을 소재로 삼아 한지에 채색화를 즐겨 다뤘다.
교단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며 틈틈이 시간을 내 그린 '억새풀이 있는 하늘' '민들레'와 연작인 '분꽃' '산'은 일상에서 느끼는 자연의 아름다운 풍광을 생생하게 재현했다.
구름이 떠 있는 하늘과 들풀과 들꽃이 가득한 자연의 모습을 재구성하고 한지에 전통 채색(분채)를 사용해 채색화 기법으로 표현한 그의 작품은 생생한 자연의 '그대로 있음'과 '새롭게 생겨남'의 반복된 모습으로 표현된다.
남일진의 자연 소재 제작 채색화 연구는 대학원 석사학위 취득을 위해 개최한 첫 개인전에서부터 시작됐다. 강아지풀과 같은 들풀에서 민들레, 분꽃의 한국적 정감을 지닌 자연소재를 전통 채색재료인 분채를 사용해 채색화 기법으로 제작했다. 작가는 자연을 소재로 삼기 위해서는 소재에 대한 치열한 관찰이 이뤄져야 함을 알게 됐다. 그리고 그가 선택한 자연은 일상에서 늘 존재하는 소재로서, 쉽게 놓칠 수도 있지만 언제나 쉽게 발견하고 접근할 수 있는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깨닫게 됐다.
남일진의 채색작업은 여러 색이 어우러져 나타나는 혼합효과와 색을 칠하고 말리기를 반복해 얻어지는 중성색 효과를 통한 채색의 차별성을 우선시한다. 자신만의 독창적 색감을 얻기 위해 여러 번 겹쳐 덧칠함으로써 농도는 점점 짙어지고 채도는 높아져 선명하고 깊이 있는 느낌을 극대화한다. 그래서 그의 작업은 궁극적으로 한국의 들풀과 들꽃들을 우리 산하에서 쉽게 발견하고 얻을 수 있는 '있음'의 시간과 닮아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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