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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m 높이의 압도적인 작품…봉산문화회관 기획 '기억공작소 차규선전'

2023-02-28

봉산문화회관 4전실에서 4월1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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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산문화회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차규선의 작품 '風景(2023·왼쪽)'과 '와산(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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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규선 '風景(2023)'

봉산문화회관 기획전시 '2023 기억공작소Ⅰ 차규선展 風·景 - Scenery'가 오는 4월16일까지 봉산문화회관 4전시실서 열린다. 그의 신작 '風景(풍경)'을 비롯해 '청송', '와산' 등 총 4점만을 선보인다.

전시실 입구에 들어서면 4m 높이의 작품 '風景(풍경)'이 압도적인 공간감과 함께 시선을 끈다. 대형 작품 외 다른 작품들은 덩그러니 전시되어 있어 어찌 보면 황량한 느낌마저 든다.

그러나 작품을 천천히 살피면 익숙한 이미지 속에서 미묘한 감정들이 밀려온다. 눈 날리는 산 속 풍경, 어둠의 끝을 부여잡은 산등성이의 실루엣, 쉽게 밟고 지나칠 수 있는 흙바닥 등 작가가 머물고 품어낸 작고 소박한 이미지를 마주한다. 특히 작가의 즉흥적이고 감각적 표현이 부차적인 시선의 방해 없이 화면을 응시하도록 한다.

익숙한 공간 속에서 기억 너머 시공간까지 자연과 신비한 교감을 경험케 함으로 증폭된 시각적 유희를 안겨줄 수 있는 전시로 관람객이 기억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차규선은 인위적이지 않고 유동적으로 자연의 변화를 감지해 몸속에 체득하려 한다. 캔버스라는 사각의 틀을 벗어나지는 않지만, 그 범위 안에서 다양한 재료로 실험한다. 이를 통해 표현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신체의 자유로움을 잃지 않고 자신을 구속하지 않으려 한다. 그림은 그림의 형태로 관람객에게 다가가야 하며, 극단적 왜곡이나 과장된 표현은 접근성을 저해한다는 그의 신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인간이 자연을 바라보는 관점과 현실 사이에서는 늘 괴리가 생기기 마련이다. 자연을 의도적으로 분할 하거나 바라보는 시점을 화면에 대입하면 또 다른 이미지로 재생산될 수 있다. 자연을 바라볼 때의 관점과 경험, 시간 등 모든 것들이 그 당시 그곳에 갈 수밖에 없었던 필연과 더불어 미묘한 감정들이 이입될 수밖에 없다는 것. 차규선이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은 일상 속 자연에서 느끼는 순간의 감정들을 예리하게 수용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그는 "자연에 대한 모방이나 재현을 넘어 자연과 나 사이의 또 다른 세계를 찾고 발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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