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대구경북시도당에 투표 문의 전화 빗발
'막판 뒤집기' 결선투표제가 가장 큰 이유
4인의 당 대표 후보 간 치열한 공방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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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지난달 28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기현·황교안·천하람·안철수 후보. 영남일보 DB |
역대급 흥행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열기가 뜨겁다.
모바일 투표율만 47.51%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투표율을 갈아치웠다. 7일 ARS 투표 마감 결과 최종 55.10%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치러진 전대 중 최고의 화제성을 몰고 온 것으로 평가된다. 국힘 전당대회는 책임당원 100% 투표로 진행됐다.
책임당원 선거인단 비율 21.03%를 차지하고 있는 '보수 텃밭' 대구경북(TK)의 체감도는 다른 지역보다도 훨씬 높다.
투표 기간 동안 국힘 대구시당·경북도당에는 당원들의 투표 관련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7일 경북도당 관계자는 "투표권 여부, 투표 방법 등을 묻는 전화가 많이 걸려왔다"며 "3달 동안 당비를 내야 투표권이 생기는데 안타깝게도 휴대전화 소액결제 차단 등의 이유로 투표권을 부여받지 못한 당원도 있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운 열기가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국힘 전대 흥행의 가장 큰 배경으로 '결선투표제'가 꼽힌다. 최다득표자가 선출됐던 예전의 방식과 달리, 이번 전대는 1차 투표에서 2위를 차지해도 결선투표에서 극적인 '막판 뒤집기'를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가장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후보라면 결선투표에 가지 않기 위해 총력을 다하게 되고, 지지자들도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4명의 당권 주자들이 벌인 네거티브 공방도 막판까지 긴장감을 불어넣었고, '당원 투표 100%' 방식이 책임당원에게 유권자로서의 책임감을 부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다수의 TK 당원들은 윤석열 정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표에 임했다"라며 "전국적으로 보면 각 후보 지지자들이 '아전인수식' 해석을 하면서 투표를 독려하는 것 같기도 하다. 김기현 후보 지지층의 경우 단합해서 압도적으로 이기자는 취지에서, 다른 후보 지지층은 결선투표에 희망을 거는 취지에서 적극 투표하자고 홍보했다"라고 했다.
국힘 내부에서는 높은 투표율을 의미 있게 평가한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6일 "정당 민주주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라며 "압도적 투표율에는 정부를 뒷받침해서 대한민국을 도약시킬 당 지도부를 만들겠다는 열망이 담겨있다. 당원들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는 이번 전대를 단결과 화합과 전진의 장으로 만들라는 명령"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선거 분위기가 크게 과열되면서 새 지도부가 꾸려지더라도 갈등과 분열을 수습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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