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계 강대식 최고위원, '친윤계에 둥지 틀었나' 설왕설래

국민의힘 최고위원으로 '깜짝 발탁'된 강대식(대구 동구을·사진) 의원을 두고 정치권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친윤(윤석열)계에선 강 의원 임명에 큰 의미를 부여한 반면 비윤(비윤석열)계에선 강 의원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한다.

지난 13일 김기현 당 대표가 강 최고위원을 '러닝메이트'로 점찍자 정치권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당 대표가 지명하는 최고위원인 탓에 친윤 색채가 강한 인사가 최고위원이 될 것이란 예상을 완전히 뒤집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윤 대통령과 대척점에 섰던 유승민 전 의원계로 강 의원이 알려진 탓에 이를 두고 다양한 해석도 나왔다. 김 대표가 연포탕 연대를 강조한 탓에 임용된 것이라는 분석에 가장 무게가 실리지만 일각에선 강 의원이 유승민계를 떠나 친윤계에 둥지를 틀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실제 친윤계에선 강 의원이 친윤 일색인 지도부에 둥지를 튼 것에 대해 크게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대표적 친윤인 김병민 최고위원은 14일 CBS라디오에서 "강대식 의원을 이번에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다양한 당직이 있지만 우리가 지명직으로 최고위원 한 자리를 둘 수 있는 건 딱 한 자리밖에 없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상징성이 굉장히 큰 의미를 둔다"고 말했다. 또 "강대식 의원 같은 경우는 사실상 유승민 전 의원의 지역구를 물려받은 국회의원이기도 하고 또 기초의회 의원부터 시작해서 정치를 한 단계씩 시작했던 굉장히 의미 있는 성취를 이뤘던 사람"이라며 "강대식 의원을 처음에 임명한다 그래서 깜짝 놀랐다"고 강 의원을 치켜세웠다.

김 최고위원은 강 의원이 이미 김기현 대표와 굉장히 가깝고 유승민계라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에 대해선 "지금까지도 유 전 의원과 함께하고 있냐 아니냐를 두고 보는 것은 썩 바람직한 판단 기준은 아니라고 본다"고 일축하기도 했다.

반면 비윤계에선 강 의원에 대해 이미 유승민계를 떠난 분이라고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당권 주자였던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강대식 의원은 유승민계에서 벗어난 지 오래된 분으로 알고 있다. 게다가 나경원 전 의원 관련 연판장에 이름을 올렸던 분으로 개혁적인 성향이 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강 의원을 친윤계로 분류했다. 당사자인 강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정치라고 하는 것이 누구 계가 어디 있고 누구 파가 어디 있나. 전부 다 어울려 가는 게 하나의 정당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