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유학 등 국내 장기체류
언어·생활문화 소통 문제없어
채용 중소기업들 인력난 '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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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국적의 응 웬 뜨엉씨가 경북 영주의 자동차 베어링 제조업체 삼부기업에서 연마기를 조정하며 제품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오주석기자 |
'지역특화형 비자(F-2-R)' 자격으로 올해 초 경북 영주의 자동차 베어링 제조업체인 삼부기업에 취업한 베트남 국적의 응 웬 뜨엉(30)씨는 연마 공정의 핵심 인재다. 지난달 20일 베어링 생산공장에서 만난 뜨엉씨는 연마기에 표시된 규격을 확인하고 베어링 가공 상태를 수시로 점검하는 등 시종일관 진지한 모습이었다. 유창한 한국어 실력까지 갖춰 동료들과 원활하게 소통하는 뜨엉씨는 한국에 정착하길 희망했다. 그는 "베트남에서 한류 드라마를 보고 한국 정착의 꿈을 키워 왔다. 열심히 실력을 닦아 경제적으로 선진화된 한국에 계속 살고 싶다"고 했다.
5년 전 유학 비자로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뜨엉씨는 법무부가 지난해 신설한 지역특화형 비자 우수 인재 전형으로 한국에 머물 수 있게 됐다. 법무부가 제시한 '한국어 능력'과 '학사 학위'를 유학 기간 중에 모두 갖춰 지역 우수 외국인에 선발된 것이다. 안동과학대를 다니며 아르바이트와 한국어 공부를 병행하는 등 한국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뜨엉씨는 "결과적으로 좋은 직장에 취직하게 돼 기쁘다"고 했다.
삼부기업은 올해 지역특화형 전형을 통해 뜨엉씨와 같은 외국인 인재 11명을 확보해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은 수도권 대학을 졸업했으며, 석사 학위까지 취득한 외국인도 있다. 모두 한국어 능력이 출중해 기존 공장직원들과 의사소통하는 데 크게 문제가 없다. 실제 이날 공장 곳곳에선 한국인 사수와 외국인 부사수가 함께 대화하며 공정을 인수인계하는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장민식 삼부기업 대표는 "인력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이 인재를 장기간 채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만한 효자가 없다"며 만족해했다. 오주석기자

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