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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이 된 '한방 침'…고통과 치유의 양면성을 생각하다

2023-04-06

손파 작가 초대전 '촉과 촉' 7월9일까지

300만개 침으로 구성한 소파 등 대상 물성 끈기 있게 표현

"해체된 존재는 두려움 대상 아냐"…공포 맞선 의지 나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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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파 '무제'

경북 칠곡 수피아미술관이 손파(Sohn Paa) 작가 초대개인전 '촉과 촉'전(展)을 오는 7월9일까지 선보인다.

손파는 한방 침을 이용한 작업으로 국내외서 주목받고 있지만, 일정한 장르에 예속되지 않고 다양한 실험적 시도를 통해 독창적 예술세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손파의 작업은 치유와 고통의 양면성을 지닌 매개체인 한방 침을 사용해 물질에 대한 근원적인 탐구과정과 정화(catharsis)의 의미를 담아낸다. 그리고 물성(物性)에 대해 고집스러울 정도로 끈기 있게 접근한다.

대표작인 1인용 소파 형태의 설치 작품은 무려 300만개의 침으로 구성된 조합체다. 무게만 300㎏에 이른다. 이처럼 가늘고 첨예한 침을 이용해 제작한 입체조형물은 고된 노동과 집요한 탐구가 수반된다.

무제
손파 '무제'

손파의 작품은 인간의 현실적 고뇌와 두려움을 깨뜨리려는 의지 표명을 규정한 산물이다. "해체된 존재는 더는 절대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그의 의견처럼, 손파는 자신의 의식을 지배하던 단단한 틀을 깨뜨리고 주위의 사물을 재인식함으로써 당당하게 두려움에 맞선다.

특히 첨예한 침의 본질을 해체하고 재해석함으로써 일점(一點)을 집합해 일선(一線)을 생성하고, 일선을 집합해 일면(一面)을 생성하는, 일련의 반복성을 통해 우주 만물의 생성 원리를 담은 특유의 철학적 사유의 공간을 만들어 낸다. 아울러 손파의 작업에서 행해지는 사물 본질에 관한 근원적 탐구와 자신의 두려움을 극복해 가는 치유 과정은 자기동일화로 승화되는 단계이자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던지는 묵직한 울림이 되고 있다.

수피아미술관 임배원 대표는 "손파 작가는 특유한 매체를 이용하여 놀라움과 신비한 예술 세계를 구현하고, 감상자들에게 새로운 미적 충격과 경험을 맘껏 느낄 수 있게 향유의 시간을 선사한다. '촉과 촉' 초대전을 통해 미학적 사색의 장(場)에 많은 분이 입장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054)977-4967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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