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사들 수해복구 공정 도와
듀얼 생산체제 구축 TF 가동
해외 생산법인 활용방법 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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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엠씨 관계자가 생산 제품 품질을 확인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
포스코가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로 인한 사상 초유의 포항제철소 침수 피해를 135일 만에 이겨내고 정상 가동체제로 전환하면서 고객사 등 철강업계도 활력을 되찾고 있다.
포스코에 따르면 냉천 범람으로 침수된 포항제철소 17개 공장 중 가장 늦게 복구된 도금 CGL(Continuous Galvanizing Line) 공장과 스테인리스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사인 아주스틸과 티엠씨는 포스코의 고객 우선 경영 활동 덕에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포항제철소 도금 CGL공장은 포스코 고유 기술로 내식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제품인 포스맥(PosMAC·POSCO Magnesium Aluminium Coating product)을 주력으로 생산한다.
아주스틸은 포스코의 포스맥을 이용해 태양광 패널을 지지하는 하부 구조물을 생산하고 있다. 태양광구조물은 한번 설치하면 오랜 시간 외부 환경에 노출되기 때문에 부식에 강한 소재가 필수적이다. 포스맥은 기존 용융아연도금강판보다 5배 이상 부식에 강한 '고내식강'이기에 태양광 시장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곽진우 아주스틸 생산전략팀장은 "포항제철소에서 납품받은 포스맥으로 전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서 포항제철소 수해 복구 공정에 굉장히 민감했다"며 "복구 기간만 1년 이상 소요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에 소재 공급에 대한 걱정이 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에 포스코는 아주스틸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 대안을 찾았다. 포항·광양제철소 듀얼(Dual) 생산체제 구축 TF를 만들어 광양에서 제품을 대체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이다.
포스맥은 원래 포항제철소에서 주력으로 생산하는 제품이지만, 광양제철소에서도 일부 생산했기 때문에 전환 생산이 가능했다. 곽 팀장은 "포스코에서 광양제철소로 주문 투입과 생산을 신속히 해줘서 납기에 전혀 지장을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스테인리스 고객사로 경남 김해에 본사를 둔 티엠씨도 포스코의 동반성장 노력 덕에 수해 기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티엠씨는 포항제철소의 스테인리스 강판을 구매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에 들어가는 LNG 보관 탱크의 내부 구조물을 제작하는 업체다.
이 구조물은 프랑스 회사 가즈트랑스포르 에 떼끄니가즈(Gaztransport & Technigaz S.A·이하 'GTT')에서 원천기술을 보유해 GTT의 인증을 받은 공장에서 만든 소재만을 사용해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포항제철소 스테인리스 공장이 유일하게 인증을 받은 공장이었다.
이에 포스코는 수출재를 내수로 최대한 전환하고 해외 생산 법인을 활용하는 방법을 고안하는 한편 수해 기간에 당장 티엠씨가 사용할 수 있는 철강재를 확보하기 위해 고객사와 면밀히 소통하며 고객 우선 경영을 위해 힘썼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항제철소의 생산 능력과 품질 수준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철강업계가 전반적으로 살아나고 있다"며 "글로벌경기 침체로 올해 철강 시황이 좋지 않은데 포항제철소가 기적적으로 복구되면서 산업계 전반에 희망이 싹트고 있다"고 말했다.
마창성기자 mcs12@yeongnam.com

마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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