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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슈퍼리치 자산관리 비결은?

2023-04-17

총자산 48% 부동산 투자…금융 불안땐 예금 2배↑ 주식은 절반 낮춰

한국의 슈퍼리치 자산관리 비결은?
대한민국의 초고액 자산가(슈퍼리치)는 전 세계에서 11번째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스위스의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가 내놓은 '글로벌 부 보고서 2022'를 보면 지난해 말 대한민국 순자산 5천만달러(약 660억원) 이상 자산가는 3천886명으로 집계됐다. 미국과 중국, 독일, 캐나다, 인도, 일본, 프랑스, 호주, 영국, 이탈리아에 이어 11번째로 많다.

부자 중의 부자, 슈퍼리치는 어떤 사람이며, 이들의 자산 관리 비결은 무엇일까? 하나금융연구소는 지난해 12월 국내 부자 745명을 포함한 총 2천1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 및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결과를 분석한 '2023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를 통해 슈퍼리치의 자산을 들여다봤다.

◆슈퍼리치의 자산관리

하나금융연구소는 가구 기준 금융 자산 100억원 이상이나 총자산 300억원 이상 보유한 이를 '슈퍼리치'로 정의했다. 지난해 국내 슈퍼리치의 총자산 평균은 323억원으로 전년(373억원)보다 50억원 감소했다. 다만 부동산 포함 최소 290억원으로 설정한 연구소의 기준을 33억원이나 상회했다. 총자산의 절반(161억원)은 금융 자산이고 이 중 60%는 현·예금으로 나타났다. 40%는 주식에 투자했다. 국내·해외 주식의 비율은 8대 2로 집계됐다.

슈퍼리치 총자산의 48%는 부동산에 투자한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2%는 고가의 회원권이나 귀금속, 예술품, 가상화폐였다. 같은 기간 일반 부자(금융 자산 10억원 이상)의 자산은 약 60억원으로, 연구소의 기준(최소 128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일반 부자의 자산도 평범한 직장인이 복권에 연속 당첨돼야 누릴 수준의 부이지만 슈퍼리치와는 큰 차이가 났다.


슈퍼리치 총자산 평균 323억
70%가 작년 금융자산 플러스

코스피 회복 시점은 올 하반기
부동산 내년 분위기 전환 전망

보유 미술품 1억원 이상 41%
50억이상 빌딩 자산 기여도 커
월소득 57% 저축·소비 37%



슈퍼리치 금융 자산의 특징은 금융 불안이 불거질 때 현·예금의 비중을 높인다는 점이다. 슈퍼리치는 지난해 현·예금 비중을 전년보다 2배 이상 늘렸고 주식비중은 절반으로 낮췄다. 슈퍼리치를 제외한 일반 부자, 대중 부유층(금융 자산 1억~10억원), 일반 대중(금융 자산 1억원 미만)의 현·예금 보유율은 큰 변동이 없었다. 금리 인상 여파로 예금의 선호도가 높아져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현금 보유율을 높인 것으로 해석된다.

슈퍼리치의 70%는 지난해 금융 자산 투자를 통해 플러스 수익률을 냈고 10% 이상의 수익률을 올린 이는 15%다. 수익률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투자는 예금(34%), 채권(20%), 펀드신탁(17%)으로 집계됐다. 수익을 내지 못하거나 수익률이 낮은 투자는 주식(51%)이었다.

◆슈퍼리치의 2023년 경기 전망과 투자 계획

한국의 슈퍼리치 자산관리 비결은?
슈퍼리치의 80~90%는 올해 실물 경기와 부동산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향후 투자 의향이 높은 자산 1순위는 주식, 2순위는 부동산으로 조사됐다. 코스피와 부동산 가격이 올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탓이다. 하지만 회복 시점은 코스피는 올 하반기, 부동산은 내년으로 점쳤다. 다만 부동산 매입에 대해선 슈퍼리치의 견해가 엇갈렸다. 2025년 이후 부동산 가격 상승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의견이 37%로 가장 높아서다. 올해 부동산 매입을 계획한 슈퍼리치는 50억원 이상 빌딩과 132㎡ 이상 대형 아파트를 고려했다. 이 중 대형 아파트는 실제 주택 가격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 금리 인상과 무관하다는 이유에서 매입 우선순위로 정했다. 부동산 투자에 대해 부정적인 슈퍼리치는 지난해 자산 구성을 올해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했다.

국내 슈퍼리치의 41%는 미술품을 보유하고 있다. 미술품은 전 세계적인 슈퍼리치의 자산관리 수단 중 하나다. 보유 미술품 가격은 1억원 이상이 41%로 가장 많았고, 1천만~3천만원은 29%, 3천만~5천만원은 18%, 100만~1천만원은 12%였다. 5천만~1억원은 없었다. 미술품을 보유한 슈퍼리치의 비중(41%)은 일반 부자(23%)나 대중부유층(14%), 일반 대중(6%)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아직 미술품을 보유하지 않은 슈퍼리치 46%도 향후 미술품 구매 계획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 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 64%의 올해 금융 자산 목표 수익률은 5~10%다. 10% 이상 수익률을 목표로 둔 부자의 비중은 20%에 불과했다. 부자의 투자 의향도 부동산으로 쏠렸다. 32%는 부동산을 선호했고 주식은 14%에 그쳤다. 지난해(부동산 26%, 주식 25%)와 달라진 점은 주식 선호가 11%나 감소했다는 것이다.

◆슈퍼리치가 된 동기는

슈퍼리치와 일반 부자, 대중 부유층이 부를 축적하는 데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엇갈렸다. 슈퍼리치의 44%는 "부모 교육이나 가정 분위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돈'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답했다. 이처럼 가정에서 자연스럽게 돈의 가치를 체득한 일반 부자와 대중 부유층은 각각 23%, 16%에 그쳤다. 일반 부자(43%)와 대중 부유층(55%)은 돈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자녀 출산, 부모 봉양 등 가족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게 되면서라고 답했다. 가정에 대한 책임의식으로 돈에 관심을 갖게 된 슈퍼리치는 22%에 그쳤다. '경제적으로 겪은 어려움 때문'에 부 축적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슈퍼리치는 5%에 불과했다. 가정교육으로 돈의 가치를 일찍 깨닫게 되면 남들보다 먼저 '부의 출발선'에 서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 자산의 규모가 클수록 투자를 선택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근로소득과 투자 중 더 큰 부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을 묻는 질문에 슈퍼리치의 96%는 투자를 선택했다. 일반 대중은 근로소득과 투자를 절반씩 선택했다. 슈퍼리치의 70%는 대형 아파트와 빌딩 등 두 가지 이상의 부동산을 가졌고 대형 아파트를 가진 슈퍼리치는 71%에 달했다. 자산 확대에 기여도가 가장 높은 부동산은 50억원 이상의 빌딩(42%)으로 나타났다. 슈퍼리치가 부동산에 투자하는 주된 이유는 '자산의 안정적 유지와 보존'(54%)이었다.

슈퍼리치는 저축비율도 높았다. 월 소득의 57%를 저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비는 37%에 그쳤고 대출금 상환에 쓰는 비중은 6%에 불과했다. 이는 일반 부자, 대중 부유층과 확연히 달랐다. 일반 부자는 월 소득의 59%를 소비하고 38%를 저축했다. 대중 부유층은 56%를 소비하고 36%를 저축했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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