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이공계 청년-기업 연계, 청년고용 우수기업 시설환경개선 지원
주민들 "노후화 된 산단에 청년들 일하러 올까 의문"
"대대적인 산업구조 개편과 정주여건 개선 병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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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서구에 위치한 염색산업단지 전경. 영남일보DB |
지난해 대구 서구는 행정안전부로부터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됐다. 이에 지방소멸 대응 기금 명목으로 140억원을 지원 받아 출산율 제고 및 청년 일자리 확충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일부 사업이 현실과 동떨어진다는 목소리가 주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서구청은 지방소멸 대응 기금 투자 사업을 위한 주민 설문조사 결과 정주 여건, 교육, 보육 환경 등이 열악하다는 여론에 따라 청년 인재 육성과 육아 관련 사업을 중점 과제로 선정했다. 이에 젊은 부부 유입을 위한 '키즈 앤 맘 센터' 건립 및 서대구 교육 플랫폼 구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 청년 일자리 확충을 위해 지방소멸기금을 활용해 지역 이공계 인재와 기업 연구소를 연결하는 '첫걸음 과학기술 인큐베이팅 센터'를 조성하고, 청년과 기업 연구소 간 취업 연계도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청년고용 우수기업을 대상으로 한 시설환경개선 지원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보육환경 개선 등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특히, 최근 재개발 등으로 인해 2만 가구 규모의 신규 입주를 앞두고 있어 서구가 내놓은 출산·육아 인프라 개선에 대해선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서대구·염색산업단지 내 기업 시설환경개선 사업과 관련해서는 부정적인 여론이 높다. 노후화된 서대구·염색산단 특성상 청년층의 선호도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서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24)씨는 "서구지역 산업단지에 입주한 공장의 환경을 개선하는 게 과연 청년 일자리 창출에 어떤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성과를 내려면, 공장 환경 개선보다 강소기업 유치가 더 현실적이다"고 지적했다.
대학생 신모(25)씨도 "서대구·염색산단은 젊은 층이 선호하는 일자리가 있는 곳이 아니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훨씬 많다"며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투입해 이곳의 시설환경개선을 지원하는 건 사기업의 배만 불려줄 뿐 청년층 유입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주한 서구의회 의원은 "노후화된 서대구·염색산단 구조를 재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아파트형 공장 등 기반 시설을 확보하고 벤처·강소 기업을 유치·지원하는 방향으로 가야 청년들로부터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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