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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세종시에서 열린 지방시대위원회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이 행사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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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세종시에서 열린 지방시대위원회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
10일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회(이하 위원회)에서 열린 출범식에서는 참석자들의 '뼈있는 대화'들이 오가 화제를 모았다. 이날 세종시 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행사는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과 같은법 시행령의 시행일에 맞춰 자치분권위원회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통합한 지방시대위원회의 첫 출발을 알리는 자리였다. 즉 지방시대위를 축하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일부 참석자들이 타 참석자들을 향한 설전아닌 설전을 벌인 것이다.
때문에 행사에는 정부 부처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이주호 사회부총리를 비롯해 대통령실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서승우 자치행정비서관, 이철우 시도지사협의회장(경북도지사)과 조재구 시군구청장협의회장(대구 남구청장) 등 지방 4대 협의체의장 등 정부 고위관계자들이 자리했다. 국회에서는 지역균형포럼 참여 의원인 국민의힘 김승수(대구 북구을)·김형동(안동-예천)·이인선(대구 수성구을) 의원이 참석하는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우동기 위원장은 행사 진행 전 "지방시대를 기념하기 위한 자리인 만큼 기존 의전서열 대신 지역에서 온 사람부터 하면 어떤가"하고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축사는 지방4대협의체와 이후 국회의원, 정부부처, 대통령실까지 정부 의전서열의 역순으로 진행됐다.
◆ 이철우 국회의원 '저격'에 박성민 반박 나오기도
먼저 마이크를 집은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안녕하세요' 또는 '밥먹었나' 라는 인사는 실제로 안녕하지 않고 밥을 먹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이었는데 지방에 있는 사람들은 아직 이런 인사가 남아있다"며 지역이 소멸 위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이 도지사는 "(국회에 있다가)4년 동안 도지사 해보니까 아무것도 할 수 없이 만들어 놓고, 손발을 다 묶어 놓고 있다. 차라리 관선이 낫겠다"고 토로하며 국회의 분발을 촉구했다. 이어 그는 국회의원들에게 지방의 권력이양에 대한 연구 용역이 진행 중임을 상기시킨 뒤 "지방화가 돼야지 대한민국 현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걸 꼭 인식하시고 국회의원님들은 법안을 싹 다 만들어 드릴테니 이번 연말까지 해결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재구 남구청장도 국회의원들을 향해 "(지방시대 발족이)사실 너무 많이 걸렸다"면서 "지금 지방이 이렇게 어려운데 국회의원들이 더 대한민국을 걱정할텐 데 어떻게 이런 법안(지방시대 출범 관련)을 가지고 여야 정쟁을 하고…"이라고 꼬집은 뒤 참석한 국회의원들을 향해 적극적인 활동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어 국회에서 지역균형발전포럼 공동대표를 맡고있는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도 '반격(?)'에 나섰다. 박 의원은 "존경하는 우리 이철우 지사님 말씀을 듣고 보니까 그때는 뭐 하셨는가 이런 생각이 든다"고 말해 장내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어 "저는 구의원부터 시작해서 구청장을 거쳐서 국회의원까지했다"며 "그때도 균형발전·지방분권 굉장히 많이 나서서 외치고 의원님 찾아뵙고 설득도 하고 했는 데, 그때보다는 요즘 속도가 한 5배 10배 정도 빨리 지금 진행이 되고 있다고 보고드린다"고 사실상 이 지사의 발언을 맞받아쳤다.
◆ 서울~양평 고속도로 문제·국토부 장관 화두도
정치현안을 둘러싼 수위 높은 발언도 나왔다. 이 도지사는 중앙 권력이 집중되어 있다는 문제를 지적하면서 "고속도로 놓는 문제도 지방화가 안 돼서 그렇다"며 "지방에서 자기들이 그림 그려와서 중앙에서 해달라고 했는 걸 해줬는데 국토부 장관이 자기가 되니 안되니 할 게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을 두고 야당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일가의 소유 부지 의혹과 연관시키면서, 국토부가 이를 해명하며 사업 자체를 백지화 시킨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 도지사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도 "지방 사람들의 문제다. (어민들은) 괜찮다고하는데 엉뚱한 사람들이 난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너무 힘든 시기에 이렇게 많이 걱정들을 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사실상 이에 대한 지적을 웃어 넘겼다. 원 장관은 이어 "지방시대위원회에 앞으로 추진해야 할 사업 중에 과제 중에 거의 절반 가까이가 국토부랑 직접 관련이 있다"며 "단체장님들 국회의원님들 아주 절박하게 말씀하신 것처럼 아마 (지역균형발전은) 시대적인 과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앞으로 지방시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이주호 교육부장관 겸 사회부총리는 우 위원장과 이 지사에 대한 지지를 중심으로 축사를 하기도 했다. 이 부총리는 "우동기 위원장이 대학 총장도 지내시고 또 교육감도 지내셔서 교육부의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많은 인사이트(영감)를 가지고 계셔서 그동안도 교육부 잘 협조가 돼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교육부의 대학 재정 지원 예산의 50%가 2조원이 2025년까지 지방 정부로 이양하는 지금 계획이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한 뒤 지역 대학을 위한 RISE 사업이 구축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과제에 대해 그는 "지금 7개 시도가 시범 실시하고 있는데 이철우 도지사 같은 경우에는 정말 라이즈 체제를 선도적으로 지금 구축하고 계셔서 많은 분들이 놀라고 있다"며 "사업의 핵심이 사실 지역의 인재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정중하면서 이제 지역의 혁신을 리딩하는 그런 역할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경북도에선) 정주 여건이나 취업 이후에 취업 후에 임금 체계 같은 것까지도 포함한 좋은 정책패키지를 제시를 하니까 교육부가 따라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글·사진=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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