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30727010003617

영남일보TV

[윤성은의 천일영화] 텐트폴 영화 빅4 개봉박두 '한국영화계의 비상을 위하여'

2023-07-28

여름대작 韓영화 잇단 개봉

해외대작도 관객 많지 않아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지만

네 편의 영화 뒷심 발휘해

하반기에 韓영화 비상 기대

[윤성은의 천일영화] 텐트폴 영화 빅4 개봉박두 한국영화계의 비상을 위하여
윤성은 영화평론가

여름방학 및 휴가 시즌을 맞이해 네 편의 한국 텐트폴 영화가 차례로 출격 중이다. 출격이라는 과격한 단어를 사용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작년 여름 시장에서 블록버스터들의 부진이 1년 동안 업계에 미친 파장을 생각할 때, 이번에도 관객들의 외면을 받으면 한국영화계는 전례가 없는 암흑기를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죽느냐 사느냐의 길목에 있다는 점에서 전쟁터에 나가는 것만큼 비장할 수밖에 없다. 다만,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경쟁작들의 위세보다 관객들의 반응에 달려 있으므로 이제는 그 엄중한 심판을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언론 배급 시사회를 치른 세 편의 작품들, '밀수'(류승완), '더 문'(김용화), '비공식작전'(김성훈) 등에는 공통점이 있다. 뒷심이 강하다는 것이다. 전반부는 장르의 공식에 따라 관습적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신선도가 떨어지지만 러닝타임의 절반 정도가 지나면서부터는 감독들의 개성이 드러나기 시작하고 볼거리가 풍성해지며 이야기의 흡입력도 강해진다. 통상적으로 그해 가장 자신 있는 작품이 개봉한다는 이번 주(7월 마지막 주)에는 류승완 감독의 '밀수'가 스크린에 걸렸다. 1970년대 작은 어촌을 배경으로 밀수에 눈을 뜬 해녀들이 동네 건달 및 경찰과 암투를 벌이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류승완 감독의 작품 중에서는 스케일이 작은 편이지만, 그만큼 아기자기한 맛은 더 살아있다. 세계 최초의 해녀 블록버스터라는 점부터 흥미로운데, 이들이 수중에서 벌이는 액션은 삼복더위의 열기를 날려줄 만큼 충분히 시원하고 통쾌하다.

'더 문'은 극장에서 개봉하는 국내 최초의 정통 SF 영화다. 불의의 사고로 동료들을 잃고 혼자 달에 표류하게 된 우주인의 사투를 다루고 있는데 아쉽게도 김용화 감독이 '신과 함께' 시리즈에서 보여줬던 대사의 재미나 인물 간의 티키타카, 유머는 전혀 볼 수 없다. 그만큼 시종일관 묵직하고 진중한 톤 앤 매너가 유지된다. 그러나 후반부로 가면 액션신들의 뛰어난 VFX 기술과 속도감에 감탄하게 되고, 곧이어 김용화 감독 또 하나의 장기인 '최루' 코드가 뜨겁고 강렬하게 가슴을 파고든다. 호불호는 갈릴 수 있으나 지금껏 눈물의 카타르시스가 상업영화에 해로운 적은 거의 없었다.

'비공식작전'은 우리 외교관이 레바논 무장단체에 납치되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교섭'(임순례)의 기시감이 강하지만 역시 하정우, 주지훈 두 배우가 펼치는 후반부 액션이 볼 만하다. 8월9일 개봉하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인해 하나의 아파트만 남게 된 아포칼립스 상황을 보여준다.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주목할 만한 상업 데뷔작 '가려진 시간'을 만든 엄태화 감독의 작품이라 영화팬들의 기대가 크다.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영화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1'(크리스토퍼 맥쿼리)과 같은 대작도 2주 동안 300만명 정도를 동원하는데 그쳤을 만큼 영화 관람객이 평년에 비해 줄어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년 '외계+인'(최동훈), '비상선언'(한재림) 등의 악몽에 비하면 올해 여름 대작들의 수준은 대중들의 눈높이와 대동소이한 것으로 보인다. 텐트폴 영화라는 의미 그대로, 네 편의 영화가 뒷심을 발휘해 스튜디오들의 지지대 역할을 해줌으로써 하반기 한국영화계의 비상(飛上)을 이끌어주길 기대한다.윤성은 영화평론가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