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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레이더] 종착역

2023-08-01

[경제 레이더] 종착역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전문위원)

지난주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슈퍼 위크였다. 7월 미 연준의 FOMC 회의를 시작으로 ECB 및 BOJ(일본은행) 통화정책회의와 함께 추가 부양책과 관련해 관심이 높았던 중국 중앙정치국 회의가 개최되어서다. 슈퍼 위크의 총평을 내리자면 큰 악재도 호재도 없었지만 주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이 임박했다는 시그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미 연준과 ECB의 경우 이례적으로 평가되던 금리인상 사이클의 종착역에 이를 것으로 평가된다.

다소 앞서가는 진단이지만 FT(파이낸셜타임즈)는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승리했고 긴축이 사실상 끝났다"고 언급했다.

파월 의장이 9월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긴 했지만 물가 둔화 추세가 긴축 종료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평가다.

6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0%를 기록했다.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물가 상승률이다. 물론 식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4.8%로 미 연준이 목표로 하는 2%와는 큰 괴리가 있다. 근원 소비자물가 수준이 미 연준으로 하여금 긴축 종료 선언을 주저하게 하는 이유지만 근원 물가 역시 추세적으로 둔화될 공산이 높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 개선, 임대료 상승률 및 임금 상승률 둔화에 따른 서비스 물가 추가 안정이 물가 둔화세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결국 7~8월 물가 및 고용지표에서도 둔화 신호가 이어진다면 9월 미 연준은 사실상 금리인상 사이클의 종료를 선언할 것이다.

설사 9월에 추가로 금리를 인상해도 9월이 마지막 인상이 될 것이다. 지름길을 통해 종착역으로 갈지 돌아갈지의 문제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ECB 역시 금리인상 종료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물가 수준을 기록 중이지만 독일 경제를 중심으로 유로 경제의 침체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2분기 독일 GDP성장률이 전기 대비 0%를 기록, 마이너스 성장은 피했지만 침체 국면에 진입한 상황이다. ECB 입장에서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명분이 약화된 것이다.

일본은행의 통화정책은 또 다른 의미에서 종착역에 다가섰다. 일본은행은 7월 통화정책회의를 기점으로 초완화적 통화정책의 출구의 문을 열 수 있음을 시사했다.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대표하는 장기수익률곡선제어정책(YCC)을 유연하게 운영할 것임을 밝힌 것은 통화정책 기조의 전환을 의미한다. 일본은행이 서둘러 출구전략을 단행하진 않겠지만 초완화적 정책이 마무리 수순에 진입한 것은 분명하다.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전환 시그널이 당장 일본 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그간 초약세 현상을 보이던 엔화 가치의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공산은 크다.

한편 주요국 통화정책과 함께 더욱 관심을 모았던 중국의 중앙정치국 회의에선 서프라이즈 수준의 경기부양책은 발표되지 않아 아쉬움이 컸다. 중국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경기의 추가 둔화 및 신용 리스크를 방어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점은 긍정적이다. 중국 정책과 경기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슈퍼 위크를 통해 글로벌 금융시장과 경기가 정책 측면에서의 중요한 변곡점을 맞이했다는 점에서 불안감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금리인상 종료 등이 미국을 중심으로 경기 연착륙에 힘을 더해줄 수 있음에 더욱 주목할 시점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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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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