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30806010000651

영남일보TV

[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포틀랜드의 마약중독자

2023-08-07

[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포틀랜드의 마약중독자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미 오리건주 포틀랜드가 홈리스와 마약중독자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인구 63만인 이 도시는 눈 덮인 후드산의 장엄한 경치로 사철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이곳 사람들은 그 도시가 진보와 자유의 보루라는 긍지를 가지며 타지방 사람들을 차별하지 않았다. 2020년에 조지 플로이드가 억울하게 죽자 시민들은 몇 달 동안 경찰과 대치하며 시내의 일부를 해방구로 만들었다. 그때부터 공공장소에 홈리스들의 텐트가 나타났지만 당국은 관대했다.

지난 2년 반 동안 이 도시의 마약퇴치 방법이 이례적이었다. 이른바 '조치법 110'이 2020년 11월에 오리건주 주민투표로 통과되었는데 그 취지는 마약중독은 치료의 대상이지 범죄가 아니란 것. 따라서 개인이 펜타닐이나 메스암페타민을 소량 소지해도 1백달러 벌금만 내면 된다. 그 소지자가 약물검사와 건강평가에 응한다면 그 벌금도 면제해 준다. 이곳에선 마약이 '합법'이라고 잘못 인식한 타지방의 마약상습자까지 이 도시에 찾아온다. 경찰은 자전거를 타고 텐트촌을 순찰하는데 마약을 피우는 자에게 1백달러짜리 딱지를 떼고 마약 과다복용으로 정신을 잃은 자에겐 나르칸이라는 약물로 응급조치를 해 준다. 작년에 이 카운티에서 2백9명이 마약으로 목숨을 잃었지만 주민들이 받는 정신적인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가게 문 앞에 쓰러져 있거나 가게 소파에 죽치고 앉아 가지 않는다. 텐트 주변에는 주사바늘, 유리조각, 인분으로 덮여있다. 거리를 알몸 질주하는가 하면 대낮에도 배변을 하고 낯 뜨거운 행위도 서슴지 않는다. 사람들은 당연히 그곳을 피한다. 쾌적한 보호소로 유도해 보지만 홈리스들은 거리를 떠나지 않는다.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